왜 교토를 선택했는가?
2014년 11월 21일 ~ 11월 23일
이제는 추억의 한자락으로 자리잡고 있는 일본 교토 여행. 2년이상 주말동안 치열하게 책과 글쓰기와 토론을 함께 했던 연구원들과 함께한 졸업여행이었다. 내 생애 신혼여행에 이어 두번째 해외여행이었고 또 다음달 친구가족과 함께 하루정도 방문할 것같다. 사진정리를 하면서 그때의 기억과 조사하고 또 메모했던 흔적을 정리하려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교토는 마치 우리나라의 경주와 같은 곳이다. 794년 새로운 수도로 발전하면서 400년간 헤이안 시대를 거치면서 수도에 걸맞는 계획도시로 발전한다. 현재 교토에 남아 있는 사찰은 이때 지어진 것이다. 에도시대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대부분의 정치.경제가 에도(도쿄)로 넘어가고 천황이 상징으로만 존재하면서 수도로서의 힘을 잃고 쇠퇴한다.교토에는 5산이라고 해서 일본 선종사찰의 최고 권위를 드러내는 5개의 사찰이 있다. 이번 졸업 여행은 이 사찰을 거니는 것이 주요한 목표이다.
5개의 사찰은 각각 쇼코쿠지(상국사), 겐닌지(건인사), 텐류지(천룡사), 토후쿠지(동복사), 만쥬지(만수사) 이다.
이중에서 쇼코쿠지, 겐닌지, 토후쿠지 3개 사찰과 토후쿠지 사찰이 거르리고 있는 금각사, 그리고 선종의 말사이지만 서양에 의해 재발견된 일본 최고 정원예술(가레신스이)의 정수를 보여주는 료안지를 추가해서 5개의 사찰을 2박 3일동안 다녀왔다. 신사는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금기 또는 터부시 되기도 하지만 게이샤의 추억 영화의 배경으로나와 외국인에게도 친숙한 후시미이나리 신사도 다녀왔다.
토후쿠지(동복사)
일본에서 둘째라면 서러울정도의 단풍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200그루가 넘는 단풍나무를 심었다. 동복사의 쓰텐교는 사찰내의 계곡 위에 걸쳐 놓은 목조다리인데 계곡을 건너는 승려들을 위해 세웠다고 한다. 이 곳에서 보는 단풍이 일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단풍구경의 최고봉이다.
후시미이나리 타이샤
사찰이 아닌 신사이며 붉은색의 도리이 터널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교토에 들를때 누구나 꼭 가보고 싶어하는 신사중 하나이다. 쌀,농업,성공의 신인 이나리를 모시는 전국의 신사중에서 총본산. 전체 일본 신사중에서 관람객 기준으로 TOP5에 드는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이곳은 전국에서 성공을 기원하며 기업가들이 중심이 되어 보내온 붉은색의 도리이가 압권이다. (산정상까지 이어지며 전체관람은 2시간 이상 소요)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 주인공의 어린시절의 아름다운 배경으로 외국인에게도 유명해진 일본의 대표적인 신사이다.
겐닌지(건인사)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선종사찰. (하지만 절자체는 소실과 화재로 다시 지어졌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선종의 임제종이 일본에 건너갔는데 임제종 겐니지파의 총본산이다. 1202년 창건했으며 교토에서 유명한 거리인 기온 하나미코지의 끝자락에 있는 사찰이다. 석가여래상을 모신 법당의 천장에는 쌍용도와 방장앞의 가레신스이(풀과 나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정원양식) 고산수정원이 매우 유명하다. 유홍준 교수는 짧막하게 한줄평으로 지나는 절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참 좋았다.
쇼코쿠지(상국사)
교토고쇼(쿄토가 수도였을 때 천황의 궁궐)에서 좀더 걸어나가면 도시샤 대학(바로 윤동주 시인의 시비가 있는 대학이다)이 나오며 그위에 쇼코쿠지(상국사)가 나온다. 상국의 의미는 삼국지의 동탁. 유비의 붕어이후 제갈량에게 수여된 신하가 오를수 있는 최고의 직책을 의미한다. 무로마치막부 3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미츠는 아예 천황을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래서 천황의 거처 위에 바로 이 요상한 이름의 큰 절을 지어 천왕을 압박했다. 현재 임제종 상국사파 총본산이며 은각사와 금각사를 거느리고 있다.
료안지(용안사)
선종계 사찰로 본산도 아니고 말사이다. 절차체도 크지 않다. 하지만 서양에 의해 극찬을 받은 일본의 가레신스이(정원을 꾸밀때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갈과 모래 수석만으로 꾸미는 방식) 정원중에서 가장 유명하다. 일본정원의 형식에는 여러 형식이 있는데 실제 물을 끌여들여 연못과 개천을 만드는 치센카이유시키 정원과 모래,자갈,수석만으로 물을 표현하는 가레산스이 정원이 있다. 료안지에는 치센카이유시키방식과 가레산스이 정원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특히 가레산스이 정원이 가장 독보적인 일본 문화의 정소를 담고 있다고 평가한다. 당연히 세계문화유산 등재되어 있다.
자 이제 교토로 떠나자. 더불어 나는 2년전 과거의 시간을 재구성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