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장모님)과 오리냥을 모시고 나의 전용자가용인 시내버스를 대절(??)하여 다녀왔다.
연남동에서 시내버스로 20분 거리.. 정말 가까운 거리였으나 아직 한번도 다녀온적이 없었다.(서울시민맞아?)
여름이 어느순간에 사라진 자리에 떡하니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맑은 가을하늘을 보며 오늘같은 날은 반드시 공원의 공기와 하늘을 맞이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나섰다. 김밥 도시락을 장만하려 하였으나 시간관계상 생략하고 오리냥이 강력추천하는 샤브샤브를 어머님이 사주시는것으로 결론..~~ (나는 가만히 앉아서 즐겁게 맛있게 먹기만 하는되는것이다.. )
출입구를 지나가면 입장객수가 자동으로 카운트되어 보여준다. 하지만 오리냥과 어머님은 팔짱을 끼고 들어가셨는데..한명으로 count되었다. 그래서 내가 정직하게 두번 왔다갔다 하여 총 3명이 입장하였음을 널리 공표하였다.
(근데 왜 카운트하는 정문을 안찍었을까나…–)
사실 날씨가 희한한것이 하늘의 반쪽의 구름살짝, 다른 한쪽은 새파란하늘로 양분되어 있었다.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 햇빛쨍쨍거리는 곳에서는 썬탠크림없이도 알맞게 익어지는 햇살이었다.(결국 나는 좀 과도하게 선탠을 당하고 말았다.. T.T)
오리냥의 작품. 그녀의 사진에 대한 시선은 내가 무심코 지나가는 멋찐 사진틀을 잘 잡아낸다. 정자에 앉아. 촛점이 안잡힌다고 투덜되며 낑낑거리더니 결국 담아낸 사진. E100RS의 10배줌과 빠른 동작속도를 만족하면서 컴팩트한 디카라.. 오리냥의 디카의 꿈은 과연 완성될수 있을까?
무심코 지나가던 나를 붙잡고선 봉숭아 꽃잎을 뜯더니 한동안 새끼손가락에 가지고 다니다가 불쑥 내민다. 백반이 없었으니 하루지나면 없어지지만 색깔이 꽤 곱게 나왔다.
형제인 나에게 딸과 어머니의 모습은 예전에는 꽤 낯선 모습이었다… 자연스러운 두사람의 모습을 슬며시 카메라의 뷰파인더에 담는 순간 시골집의 어머님의 모습도 같이 오버랩된다. 며느리와 사위의 모습이 아직은 어색하지만 둘다 열심히 잘 할것이다라고 다짐한다.(오리냥도 다짐했을것이다. 그치??)
원래 시나리오 대로라면 음식점 사진이 나와야 하지만 (어머님이 사주신 샤브샤브..) 정신없이 먹느라고.. 사진찍을 여유가없었다. . 맛은 중 정도. 분위기는 중상정도.. 오리냥과 내가 즐겨 가는 마포의 허름한 샤브집보다는 약간 못하다는 평가…(근데 마포 그집은 꼭 쥐라도 튀어나올것같은 분위기라.. T.T 썩내키지 않는다.)
그리고 또 역시나 비이이이싼 롤케잌을 사서 처형댁에 보내드린다. (우웃 두개사서 하나는 오리냥과 뚝딱 하고 싶었으나 지갑의 압박.. -.-) 그러고 보니 나도 어느샌가 롤케잌을 좋아하겠 되었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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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보니 홀라당 썬탠을 하고난 모습이었다. 나의 우유빛 새하얀 살결은 먹음직(??)스러운 색깔로 멋찌게 태워진것이다. (근데 문제는 한번 이렇게 타면 좀처럼 원색깔을 회복못한다는 점이다.. ~~)
가을의 햇빛도 무시하여서는 안된다라는 결론…
벌써 4년이 넘은 디카..
사실 이번에 선유도에가면서 찍은건 거의 3-4개월만에 출사를 한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먼지속에 쌓여있다가 꺼내 사용하니 미안한 맘도 생긴다. 처음에 거금 70만원을 주고 산것인데..(요즘엔 DSLR값이라던데..) 이제 이놈도 나이가 들었는지 쾌속정확함을 자랑하던 AF(오토포커스)도 가끔씩 핀트가 나가기도 하고 늙은 티를 팍팍내고 있다.
사실 업그레이드 하고 싶은 맘에 굴뚝같으나.. 머 뻔한 이유때문에…
그리도 그동안의 시간이라면 100RS에 대한 애정도 만만치 않은것도 중요한 이유일것이다.
그래도 오리냥에게는 이쁜 컴팩트디카를 사주고 싶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