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96년으로 기억한다. 학교 복학후 01411,01412의 전화선과 모뎀을 이용한 하이텔통신은 한달에 14000원의 사용료와 전화비로 꼬박꼬박마쳐가며 나와 똑같은 심사과정(사용료,전화비)를 거친 이들과 우리들의 문화을 만들어 간다. 97년 접속 이라는 영화를 보며 당시 하이텔, 천리안보다 한차원 앞선 GUI방식의 BBS문화를 보여주던 유니텔을 보며 시셈했던 기억과 영화속의 이야기는 정말 우리들의 이야기인듯한 설레임이 그안에 있었다. 평생지기라 불릴만한 친구를 만났으며 학연, 지연과는 거리가 먼 나에게 대학시절 인연의 끈을 만들어준 곳이기도 하다.
또하나의 만남.
서울상경 후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춥고 외로움 속에서도 그시절의 인연의 끈은 놓지 않았다. 주중에도 술이 고프다는 친구의 말에 밤을 새워 대전으로 내려가 밤새워 술로 지세우기도 했으며 사랑, 이별, 결혼등의 인연들을 가만히 지켜보며 하이텔의 시간속에 영원이 있을듯했던 그사람들과 나는 서로의 시간속에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이제 공유했던 많은 시간들은 각자의 추억에 담고 나처럼 자신들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인터넷이 주류로 올라선 이후로 난 예전의 BBS의 환상에서 머물러 있는 부류였다. 업무적이고 기술적인 용도이외에 딱히 컴퓨터를 바라보는 일이 줄어 들어간다. 올해 7월까지 예전의 하이텔의 마지막 세대라는 옹고집을 부리며 꼬박꼬박 7700원씩 파란닷컴에 유로회원을 유지해왔었다. 결국 이마저도 POP3를 지원하는 gmail에 자리를 내어주며 하이텔의 지금까지의 글을 파란블로그에 남겨두고 결국 졸업을 했다. 그시절의 시간은 그렇게 난 정리한 것이다.
이글루.
2005년 3월부터인듯하다. 링크도 전혀 없이 단순히 무엇인가 적고 싶다는 일기장처럼 이곳에 들르던 나에게 링크라는 개념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아주 느리게 천천히 한두사람 add link을 하면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나 또한 그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공감하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나도 모르게 내가 원하던 글들과 책, 음악, 여러이야기들과 함께하며 생각하고 또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게 된것이다. 하루하루 생활하면서 무의식에서 건져내는 수많은 생각의 조각들을 찬찬히 살펴보게 되었으며 그중에 단 일부분이라고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욕구가 아닐까 싶다. 마치 무의식의 바다에 낚시줄을 드리운 것 처럼…
만남 2005.11.27.
영원군의 주최로 나의 첫 OFF모임이 탄생합니다. 신촌 뒷골목의 읍슴한 지하 선술집에서 만남이 시작됩니다. 무려 9년만의 OFF모임의 나들이입니다. 꽤 쑥스러운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오리냥까지 함께 했으니말이죠. 멀리 인천에서 달려온 홍군님과 또 만만치 않은 거리의 일산에서 오신 락클라우드님. 멀리 남쪽에서 올라오신 편지이야기님. 아아 개인적으로 고향과 가까운 곳에서 와서 더욱 반가웠더랍니다. 모델 유리님..그리고 우리 모임에서는 가장 먼곳에서 온 한밤앙앙남까지 모였습니다.
이모임의 수장격인 락클라우님 아래로 제가 Second였네요.. ..사실 이번 모임에 꼭 나오고 싶어했던 깨비엉아님이 꼭 보고 싶었다던 분인데. 다음기회에 다시 자리를 제가 대신 약속 받아왔어요.. (깨비엉아 넘 슬퍼하지 마시얍). 오묘한 향수담배의 세계를 만끽시켜준 편지이야기님과 Second Job을 음악이 아닌 모델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유리님은 더욱 아름다운 시간을 가지시길 바래요.. ~~. 아 그리고 저랑 띠동갑이셨던 한밤앙앙님.. 그나이와 앞으로의 만들어갈 20대의 시간이 부러웠답니다.
프롤로그에서 언급했던 평생지기와 너무도 비슷한 모습에 솔직히 놀랐더랍니다. 홍군님을 보니.. 그 친구와 술한잔이 땡기더랍니다. 영원군과 한치의 물러섬없은 입심의 대결은 주위사람들을 가만히 두지 못할정도로 웃음이 떠나질 않는군요. 생전와본적이 없는 신촌의 뒷골목까지 인천에서 달려오신 모습을 보니 두분의 사이가 과히 뜨끈뜨근한 인연임을 다시금 확인해주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만날때의 반가움과 떠나보내는 아스라함을 옆에서도 충분히 느낄만큼의 진함이 느껴집니다. (얼른 두분다 커플로 2:2만남을 만드세요. 멋찐 그림이 만들어질듯…)
블로그의 의미와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눔과 소통 그리고 자신만의 공간의 중요성을 찬찬히 얘기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며 왜곡과 무지함의 정보를 고치고 또 이를 알리고 공유하려는 노력을 이야기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쌓여가는 현명함에 대한 힌트를 얻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Rock&Cloud에 대한 자세한 어원(??)을 이제서야 잘 이해할수 있게 되었습니다.아무래도 같은 30대라 그런지 일행과 떨어지는줄도 모르고 많은 대화를 한듯 합니다.
오늘쯤이면 20D가 영원님에게 도착했겠죠. 새로운 사진의 세계로 입문하게되는 영원님의 부푼 설레임의 모습이 아마 이번모임의 하일라이트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제 홍군님에게 어여 뽐뿌를 질려주세요..ㅎㅎ) 영원님과 같은 link세상에서 gateway의 역활은 정말 중요합니다. 1:1이 아닌 N:N의 관계에서 접점을 소통시키는 가장 중요한 역활이니까요. 또 그만한 능력과 인기가 있으므로 앞으로도 기대만빵입니다.
나이의 고하에 상관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정말 치열하게 살아갑니다. 자신만의 세계를 열심히 만들어가면서 또한 상대방이 여유있게 지켜보고 들락거릴수있는 문을 가진 얼음집 식구들입니다. 상처받기 싶고 또 상처주기도 쉬운 가시들을 가진 우리들이지만 또 이렇게 서로 만나고 이야기 하고 싶은 욕구를 어렴풋이 공통적으로 느낄수 있었답니다. 많은 걸 생각하고 고민하고 진지함과 즐거움이 함께 하는 이글루 생활이 되었으면 합니다. OFF모임을 만드신 영원군과 멀리먼곳에서 스스럼없이 달려와준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OFF모임에 못나오신 여러분들에게는 약오르지. 메롱..!! 이라는 인사로 마무리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