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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의 길 – 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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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군의 댓글에 갑자기 옛날 아주 옛날.. 삼돌이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통신시절 동호회의 마님으로 추앙받던 선배누나가 뿌려준 메일이었는데 훗날 내가 무협지의 길로 들어서게된 좌백님의 부인인 진산님이 쓴 글이다. 무협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근 이들이라면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이야기일터.. 찾다보니 좌백님이 이곳 얼음집 주민이라는 것도 오늘 얻은 큰 수확이다. 아주 옛날 이글을 읽으면서 흠 나도 멋찐 마님을 만나서 멋찐 삼돌이가 되리라 고 다짐을 한적도 있었지만서도.. 흠 지금의 오리냥께서 마님이 되실지는.. (그러고보니 좀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ㅎㅎ)

마님의 길 1

언제부터인가 나는 마님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어떤 계기로? 나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마님이 되기 시작한 정확한 시기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특히 미혼 여성들이) 어떻게하면 마님이 될 수 있느냐고? 나는 갑자기 역사적 소명을 느꼈다. -_-;; 나 자신도 모르게 마님이 되게 된 경위를 밝혀, 장차 삼월이가 아닌 마님이 되고자 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등불을 밝혀줘야할 의무랄까. -_-;;;  그래서 나는 내 과거를 더듬고 내가 무의식 중에 지켜온 원칙과 신념에 대해 매뉴얼을 작성할 필요를 느꼈다. 부디 이 매뉴얼이 마님의 마수를 피하는 삼돌이 후보생들에게 역이용당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빌 뿐이다. (…)

1. 마님이 되기 위한 첫번째 원칙 -> 삼돌이가 있어야 한다.

마님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마치 빛과 그림자, 어둠과 광명, 음과 양, 블랙 앤 화이트처럼 아무튼 마님은 삼돌이가 있어야 존재가 성립된다. 고로 마님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삼돌이를 먼저 구해야 한다. 돈키호테가 둘시네아를 구한 것처럼 말이다. 마님과 삼돌이 사이에는 무언의 계약에 의한 종속관계가 성립한다. 물론 이 계약은 꼭 ‘결혼’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나는 이따금 이러저러한 모임 등지에서, 결혼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님인 처자들을 보곤한다. 그들은 모임의 어린 총각들을 서슴없이 부려먹고, 늙어 꼬부라진 유부남들을 짓밟으며 군림한다. 이런 예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흔하지는 않다. 궁극의 마님이 되기 위해서는 ‘결혼’이라는 계약 관계로 삼돌이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 계약 과정에서 마님이 되고자 했던 소녀는 자칫 주화입마에 빠져 삼월이가 될 가능성도 높다. 혹은 삼월이도 아니지만 마님도 아닌, 제 3의 성 아줌마에서 그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삼월이나 아줌마의 길을 피해 마님이 될 것인가? 이제 그 노하우를 밝혀보기로 하자.

재료를 고르자

…. 어째 삼돌이 요리 레시피가 된 듯한 느낌이다. 아무튼 우선은 재료가 중요하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지만 좋은 삼돌이의 씨는 반드시 있다. 인류보완계획을 아무리 해봐도 삼돌이 안될 인간은 삼돌이가 되지 못한다. (요리 만화 맛의 달인에 보면, 재료가 얼마나 중요한가가 거듭 설명되고 있다)

어떤 삼돌이가 좋은 삼돌인가? 검은 삼돌이든 흰 삼돌이든 쥐를 잘 잡는 삼돌이가 좋은 것인가? -_-;; 계약을 맺기 이전의 재료들 (남자) 은 대부분 좋은 삼돌이가 될 수 있는 재료인 척 가증스럽게 사기를 치기 마련이다. 잘 골라 보아야 한다. 반드시 일등감자라야 한다. 좋은 삼돌이는 우선 눈이 초롱초롱하고 이빨이 튼튼하고 비늘이 반짝거리고.. 가 아니라.. -_-;; 하여간, 좋은 삼돌이 구하는 법을 알아보자 (어흠어흠)

첫째. 각진 삼돌이가 좋은 삼돌이다.

이 원칙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누구에게 뭐라도 줄 것 같은 남자, 항상 웃는 남자, 심한 소리 못하는 남자가 좋은 삼돌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다! 자고로 효자 남편 두면 시집살이가 고달프다고 했다. 남들 보기에 성깔 있어 보이는 사람이 가정에서는 오히려 좋은 남편이나 아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누구에게나 잘해주는 사람은 아무에게도 잘 못해주는 사람이다. 좋은 남자 컴플렉스란 좋은 여자 컴플렉스 이상으로 괴로운 것이다. 차라리 싫으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남자가 좋은 남자다.

물론 ‘각진’ 정도라는 것도 있다. 무조건 심술만 많이 부린다거나, 달 뜨는 밤이면 웬지 식칼 들고 빨간 속옷 입은 여자 뒤를 따라가고 싶어한다거나 하는 것은 각이 졌으되 몹쓸 각이 진 것이다. 이런 재료는 조용히 폐기처분하는게 낫다.

한 마디로, 좋은 소리만 듣는게 버릇이 되었다거나, 욕 먹는 것을 두려워한다거나, 좋은게 좋은 거야 라고 유야무야 넘어간다거나, 엘리트로 자라 정해진 행로를 벗어나는 것을 꺼리는 타입의 재료는 좋은 삼돌이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잘나가는 남편을 맞이하여 편하게 비단소파에서 살고 싶은 여성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결혼도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다만 대가는 지불해야 한다. 사모님은 될지언정 마님은 될 수 없다는 대가 말이다. (사모님과 마님 사이에는 화성과 천왕성 이상의 거리가 있다…)

둘째, 거짓말 안하는 삼돌이가 좋은 삼돌이다.

인물 못생겨도 괜찮다. 태생이 비천해도 상관없다 (… 사실 삼돌이는 태생이 비천해야 한다) 다만, 거짓말하는 삼돌이는 절대로 안된다. 거짓말에는 두 종류가 있다. 남을 속이는 거짓말과, 자기 자신도 속이는 거짓말. 둘 다 삼돌이로는 실격이다. 사기꾼은 절대로 삼돌이가 될 수 없다. 자신을 속이는 것이 버릇이 된 연약한 인종도 마찬가지다. 왜 자신을 속이는 삼돌이는 안되는가?

마님 A: “삼돌이가 되겠다고 했잖아!”

삼돌 A: “난 그런 적 없어!” (-> 이때 삼돌 A의 심리상태는, 자기 자신마저도 속아서 진짜로 자기가 삼돌이 된다고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단 삼돌이가 이렇게 나오기 시작하면 빨래 방망이로도 해결이 안되고 박달나무 몽둥이로도 해결이 안된다. 내쫓으면 좋아라고 작은 집 차리게 되는 수가 있다)

셋째, 자존심 있는 삼돌이가 좋은 삼돌이다.

이것은 상당히 미묘하고 어려운 문제다. 굴종하는 신분인 삼돌이에게 어찌 자존심을 요구하는가? 그러나 삼돌이라는 것이 마냥 긴다고 좋은 삼돌이가 되는 것이 아니다.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해야 좋은 삼돌이다. 그냥 마님이 시키는 것만 하고 남은 시간에는 투전방에 마실이나 다니는 삼돌이는 불량 삼돌이다. 이런 삼돌이는 집안 말아먹기 딱 좋다. 좋은 삼돌이는 철저히 굴종하되 자신의 일에 자존심과 책임감을 느낄 줄 아는 삼돌이라야 한다. 시키기 전에 장작 패놓고, 쇠죽 끓이고, 마당에 물 뿌려서 깨끗이 비질해놓는 삼돌이. 그런 삼돌이가 되려면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 삐뚤삐뚤한 장작더미에 자존심 상하고, 마당에 쓰레기 떨어져 있으면 자신의 얼굴에 침 뱉어진 것처럼 분노할 줄 아는 삼돌이. 한 마디로 자기 일에 소신이 있는 삼돌이가 좋은 삼돌이다. 그런 재료는 일단 ‘너는 삼돌이다’라고 입력만 시켜놓으면 전자동으로 자기가 알아서 하는 AI가 가동된다. 불량 삼돌이는 일일이 수동조작해줘야 한다. 매우 불편하다.

좋은 삼돌이의 조건은 그 외에도 많다. 물론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배도 안나오고 (-_-) 쭉쭉빵빵하고 (-_-) 얼굴도 장국영 닮고 따라오는 옵션도 좋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하드웨어도 좋고 소프트웨어도 좋고 번들도 좋고 경품도 푸짐한 상품이란 흔하지 않다. 그런 삼돌이 만나면 즉시 연락 주기 바란다. 지금 삼돌이 폐기처분할 용의있다. -_-;;

말 잘하고 아부 잘하고 선물 잘주고 배경 좋은 것은 물론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정작 거느리고 살아보면 (-_-)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좋은 조건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라붙는다. (예: 외모가 좋은 삼돌이를 거느리면 이웃집 삼월이나 향단이들의 질시에 시달려야 한다든가, 배경이 좋은 삼돌이를 거느리면 시댁의 그늘 아래서 다소 호흡곤란을 겪게 된다든가)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는 말은 옛말이다. 보기 좋은 떡에는 색소가 많다.

좋은 삼돌이의 필수조건은 이만 열거하겠다. (하도 많아서..) 선택의 원칙 한 가지는 확실히 해두자. ‘이 재료가 과연 삼돌이가 될 수 있을까?’를 판단해야 할 때, 그 삼돌이의 ‘장점’을 수용하면 반드시 어떤 ‘조건’을 감내해야 하는지를 따져보자. 옵션이 풍부한 상품은 대가가 비싸다. 좀 수더분해 보여도 핵심 기능이 확실한 재료를 선택하자. 그 외의 부분은 참고 살든가, 살면서 유지보수하면 된다.

… 자, 첫회 연재는 여기서 마치자. 삼돌이가 되고 싶지 않은 망이.망소이(삼돌이의 신분으로 민란을 일으킨 상태를 의미한다)들이 들고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마님이 되고 싶은 처자들, 좋은 삼돌이가 되고 싶은 총각들의 격려가 쇄도한다면 부지런히 연재할지도. -_-;;

마님의 길 2

아무튼 머리를 식히기 위해 마님이 되는 법 제 2탄을. 지난 회에 싱싱하고 좋은 재료를 고르는 법을 익히는데까지 했다. ^_^ 재료를 골랐으면 마땅히 손질을 해야 한다. 이 손질 과정을 흔히 ‘길들이기’ 라고 표현한다. 혹은 범인들이 평범하게 쓰는 말로 ‘연애’라고 말할 수 있다.

손질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이 재료가 과연 진짜로 좋은 삼돌이가 될 수 있는가를 재삼재사 확인하는 것이다. 사람의 일이라는게 실수가 없을 수 없고, 무엇보다 ‘연애’라는 상태에 있다 보면 흔히 눈에 콩깍지가 씌워서 ‘이 재료는 분명히 최고의 모범적인 삼돌이가 될거야’라고 착각하기 십상이다. 자만하지 말라! 연애가 아닌 중매결혼을 한다고? 물론 중매결혼도 좋다. (중매해서 더 잘사는 커플도 봤다. 기대치가 적기 때문에 오히려 현실적이고 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매결혼에도 착각을 유발하는 위험요소는 있다. 요즘 세상에 중매결혼을 하게 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흔히 내외의 압력에 밀려 사면초가 형국에서 마지막 탈출수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콩깍지보다 ‘에잇 모르겠다’가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어떻게 이 재료가 불량감자가 아닌지 확인할 것인가? 우선은 당신의 삼돌이를 ‘시험’에 들게 해라. 자주, 뻔질나게. 그러나 절대로 눈치는 채지 못하게. 우리의 삼돌이 후보생들은 귀여운 데가 있다. 그들은 자기가 조종당하거나 시험당하거나 혹은 의심당한다고 생각하면 불침 맞은 고양이처럼 펄펄 뛴다. 그러니 연기력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삼월이의 애교인척 가장하며 이따금 물어봐라. 반드시 콧소리 30%를 섞어서 물어야 한다.

삼월이를 가장한 마님: (콧소리 30%) 자기야. 자기는 어떤 결혼생활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해?

이 경우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지! 그저 여자는 팍팍 기면서 서방님 떠받들기만 하면 돼!”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조용히 손닿는 곳에 있는 짱돌을 집어 뒤통수를 가격하라. 그리고 그런 재료를 선택한 자신의 안목 모자람을 탓하며 백일간 면벽수련하기를 권한다.

물론, 말은 저렇게 하더라도 그 재료가 평소 허풍을 잘 친다거나 농담을 잘한다거나 하는 언행불일치형이라면 좀 더 숙고해서 관찰하라. 의외로 저렇게 허풍치는 인간이 가정적인 경우도 있다. 연애할 때 재료가 귀엽다고 집에 놀러가서 청소하고 밥해주고 봉사만 하지 말고, 이따금 밥도 시켜보고 일부러 몸살 난 척 해서 미음이라도 끓여오게 유도하라. 그리고 그 작업 과정에서 재료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하라.

또한, 재료의 친구들과 자주 만나라. 물론 연애는 남들 몰래 둘이서만 하는게 제일 재밌다. 그러나 삼돌이와의 종신 계약에 돌입할 생각이라면 반드시 제 3자가 입회한 자리에서 그가 어떤 행동반응을 보이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사람에게는 여러가지 얼굴이 있다. 온전한 개인으로서의 얼굴, 연인으로서의 얼굴, 가족 속에서의 얼굴 등등. 사람에 따라서는 이 얼굴들 사이의 격차가 아주 커서, ‘그렇게 다정했던 그이가~ 친구들 앞에만 가면 나를 밟아요’ 라든가 ‘내편만 들어줄 것 같던 그이가 시부모님 앞에서는 쪽도 못써요’라는 슬픈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재료의 친구들과 동석했을때, 재료는 당신을 어떻게 대하는가? 둘만 있을 때는 한없이 다정하다가 남들 앞에서는 무뚝뚝한가? 무뚝뚝하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대놓고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세상에는 불량감자가 의외로 많다!) 둘만 있을 때는 무뚝뚝하다가 남들 보면 괜히 잘해주는가? 이쪽도 좋지 않다. 이쪽이 더 불량감자일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다른 조건들이 좋아서 대충 흙 털고 썩은데 도려내서 써먹겠다는 각오라면 훈련이 필요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 3자 앞에서든 단 둘만 있을 때든 변함없이 대하게끔, 최소한 그 차이가 심하지 않게끔 단련시켜라.

단련 방법은 물론 여러가지가 있다. 여러분은 아래 도구들 중에 적당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주먹, 발, 어깨, 채찍, 가시나무 몽둥이, 박달나무 몽둥이, 경찰진압봉, 삼지창, 일본도, 청룡도, 해머, 은장도……  하지만 형법이 존재하는 사회이니 말로 해결하는게 제일 좋겠다. 말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앙탈, 협박, 눈물로 호소.

물론 여자의 필살기는 눈물이다. 하지만 나는 이 방법들에만 의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자의 눈물에 약한 남자들이 많기는 하다. 그러나 ‘약하다’는 것의 반대편에는 다른 측면도 있다. 남자의 보호본능에 호소하는 순간 여자는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지위를 조금씩 잃어버리게 되는 수가 있다. 평화의 시절에 약자는 보호의 대상이지만, 전란의 시절에 약자는 약탈의 대상일 뿐이다. 결정적인 국면에서 밟히고 싶지 않다면 눈물을 아껴라. 편하다고 눈물에 호소하면 약빨도 점점 약해지고 도도한 마님의 입지를 굳히기가 힘들어진다. 잊지 말자. 마님의 지위는 불패의 신화에서 탄생한다. 패배하는 마님은 마님이 아니다. 강자는 울지 않는다. 다만 분노할 뿐이다.

눈물이 아니면 무엇에 호소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 요리사의 주방에는 경우에 따라 쓰는 여러가지 종류의 칼들이 주렁주렁 걸려 있다. 생선칼 고기칼 야채칼 과일칼 다 다르다. 호소의 수단 역시 이와 같다. 한 가지 무기로만 승부보지 마라. 같은 약을 쓰면 약빨이 점점 떨어진다. 132312123 식으로 번갈아가며 골고루, 반복된다는 느낌이 없게 경우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모든 노하우를 다 공개할 수는 없으니 한 가지 코스만 소개하기로 하겠다. (모든 노하우를 알고 싶은 분은 조만간 나올 정식버전 마님이 되는 법을 구입해 주세요 ^___^)

우선, 심각하게 고민하는 척하라. 평소와 달리 말수를 줄인다.  당신의 삼돌이가 눈치챌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서울 남자는 10분 내에 상황을 파악하고 경상도 남자는 삼일쯤 지난 뒤에 ‘말이 음네’라고 묻는다고 한다. 인내가 필요하다. 경상도 삼돌이도 인간인데 언젠가는 알게 된다.

물어오면 고민을 털어놓는다.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지 말자. 짜증 부리면 지는 거다. 정말로 진지하게, ‘**씨는 다 좋은데 왜 남들앞에서는 그럴까?’하고 물어야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정색’을 하고 솔직하게 대화를 요구할 때 조금쯤은 진지하게 귀기울여 듣고 고민하기 마련이다. 만약 ‘몬 헛소리고?’라는 반응이 돌아온다면 상대는 인간이 아닐 수도 있다. 달밤에 변신하지는 않는지, 혹시 옥상에 올라가 안드로메다를 바라보며 눈물짓지는 않는지 유심히 관찰해 보라.

보통은 ‘앞으로는 안 그러도록 애써볼께’ 식의 답변이 돌아온다. 물론, 정말 그 뒤로 다시는 안 그러는 모범 삼돌이는 흔하지 않다. 당근 그 뒤에도 그런다. 단련은 계속되어야 한다. 두어번 반복해서 말해도 안들어먹는다면 전법을 바꿔라. 화를 내는 것도 좋다. 자고로 매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고 했다. ‘화냈다가 내 사랑하는 자기가 떠나면 어떻게 해요?’ 따위의 질문은 하지 마라! 당신은 지금 <내 사랑하는 자기 섬기는 법>을 읽는 것이 아니다! 동정과 연민을 품었다가는 먼훗날 차가운 얼음을 깨서 손을 호호 불며 빨래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뿐이다! 그 정도 화냈다고 떠날 삼돌이라면 애초에 싹수가 그른 것이다. 그런 삼돌이는 뻥 차버려라. 가능하면 절벽 쪽으로 차야 한다.

당신의 친구들이 있는 자리에서 삼돌이에게 똑같은 대접을 은근히 해주는 것도 좋다. 분명히 반발이 돌아온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를 어떻게 이렇게 막 대하는 …’ 이라는 말이 채 끝나기 전에 가까운 자리의 탁자를 둘러엎어라! 타이밍이 중요하다. 화를 낼 때 눈을 깔고 중얼중얼 불만을 흘리지 말라! 화내는 당신은 언제나 정당하다. 마님의 분노는 정의의 심판임을 이때부터 암암리에 주지시켜야 한다.

선대 마님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이 마님은 결혼하신 후 한동안 마님의 지위를 누리지 못했다.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하도 남자가 고함을 지르고 욱박질러서, 이 마님의 평생 소원은 ‘남편이 나를 한 번이라도 우러러 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어느날 마님은 고심 끝에 방법을 개발해 냈다.

<사건재현>

부부싸움 중

남편: 야~ 이~ 여자가~ 어디서~~~ 월월월월!

선대마님! 불시의 기습으로 남편의 복부를 가격. 남편. 순간적으로 욱하며 허리를 굽힘. 선대마님, 재빨리 옆에 있던 탁자 위로 뛰어올라감. 간신히 허리를 편 남편 – 이 순간, 실제로 남편은 선대마님을 우.러.러. 보게 되었다고 한다. (이해가 안되는 분은 옆에  사람 보고 탁자에 올라가 보라고 하라. 분명히 ‘우러러’ 보게 될 것이다.

과연 ‘우러러’ 보는 효과 덕분이었는지, 이후로 이 집안에는 주종의 도가 똑바로 자리 잡혔다는 미담이 전해지고 있다.

연애 과정에서 이런 싸움은 몇 번이고 경험하게 된다. 물론 화해도 그만큼 자주한다. 유의할 점은, 화를 내는 것과 짜증을 내는 것. 슬퍼하는 것과 징징거리는 것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짜증을 내지 말아라. 징징거리지 말아라. 화를 내거나 슬퍼하는 쪽이 효과적이다. 슬퍼할 때는 밤에 보는 강물처럼, 눈쌓인 겨울산처럼 슬퍼하고, 분노할 때는 태풍처럼, 화산처럼 분노해라. 적당히 하면 안된다.  

만약 당신의 삼돌이가 싹수가 있는 삼돌이라면, 이런 반복훈련 과정을 거쳐 어느날, 비록 여전히 전과 같은 실수는 하더라도 그 직후 당신이 화를 내기도 전에 먼저 ‘찔끔’하면서 미안한 표정을 짓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물론 당신은 화난 표정을 짓고 있어야 겠지만 삼돌이가 보지 않게 회심의 미소를 지어도 좋다. 드디어 당신의 훈련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이고, 당신의 삼돌이가 참된 삼돌이의 길에 접어든 청신호이기 때문이다.

자. 이번 회는 여기까지…

마님의 길 3

암튼, 전회에 여러분은 재료를 길들이는 초보적인 노하우를 습득했다. 전회에도 말했다시피 훈련 방법은 이것만 있는게 아니다. 교과서에만 의지하지 말라! (.. 참고서에도 의지하라.. ;;)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방법이 따로 있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원칙은 하나다. 반복학습에 의해 재료가 ‘이 여자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이고, 그걸 저지르면 자신이 매우 골치아파지며, 궁한 말싸움을 계속하느니 그냥 먼저 미안하다고 하는 쪽이 차라리 낫다’는 진리를 체득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자, 그러면 단지 저 경지를 획득했다고 마님이 될 수 있는가? 후훗, 당신은 마님의 경지를 너무 쉽게 보고 있다. -_-;; 마님이 뭐 ‘남편에게 자주 사과 받는다’고 마님인 줄 아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이것은 단지 첫번째 코스일 뿐이다! 진정한 마님의 경지에 이르면 사과 받는다는 과정 자체가 없다.

이러쿵 저러쿵 길들이는 과정이 끝나고 나면 좌우당간 우쨌든동 결론을 내려야할 때가 온다. 이 대목에서 쪼금 진지해져보자. 계약관계란 매우 깝깝한 것이다. 아마 날 잡은 커플들 중 상당수가 연애 과정에서 싸웠던 것의 2배수쯤 이 기간 동안 싸울 것이다. 그리고 30%쯤은 이 과정을 감당하지 못하고 갈라선다. -_-;; 결혼이라는게 대체로 한국사회에서는 여자에게 불리한 계약관계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여자에게 불리한 면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남자라고 불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실 한국 남자들 사는 거 보면 불쌍하다. 겉만 컸지 아직 속은 조립로봇 좋아하고 야사진에 날밤새는 청소년 단계에서 그다지 벗어나지도 못한 사람들이, 결혼만 하면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휘청거려야 한다. 그 짐은 예수의 십자가 이상으로 무겁고 숙명적이라 주여 이 잔을 제발 거둬주소서라고 호소하려고 해도 호소할 곳 조차 없다 …. 는 것은 약간 오래된 발상이다. 만약 이 ‘가장’의 의무에 충실하면서 ‘가장’의 권리도 행사하겠다는 전형적인 한국남자라면 그래도 좀 공평한 편에 속한다. 전형적인 것이 마음에 안드니 뻥 차버리는 것이야 선택의 자유지만, 최소한 의무와 권리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그 사람 개인 안에서는 불합리가 적다. 그러나, 문제는 ‘무늬만’ 한국남자들이다. -_-;; 요컨대 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행사하려고 드는 사람들 말이다. 이런 불량 재료들을 어찌할 것인가? 국가 차원에서 해외로 수출해 버리거나(수출 대상은 원한이 많은 나라여야 하겠다) 뭔 수를 내야 한다.  의무는 이행하고 권리는 행사하려 들지 않는 반대의 경우에는 불량 재료라고 절대 안한다. 이런 남자는 싸우전드 오브 싸우전드. 희대의 명품, 유니크 아이템이다. 경매 붙여라. 떼돈 번다. -_-;;

계약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여러분은 주로 무엇을 가지고 싸우는가? 다이아가 반 캐럿은 더 커야 한다고 싸우는가? -_-;; 그러지 마라! 그런거 하나도 안 중요하다. 왕다이아 반지 끼고 설겆이해봤자 폼 안난다. 그럼 무엇을 가지고 싸워야 하는가? ‘청사진’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 <결혼생활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보다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정치투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단계까지 통과한 재료라면 그 대답이 <나는 글씨를 쓸 테니 너는 떡이나 썰어!> 정도는 아닐 것이다. 만약 그 지경이라면 매뉴얼 1장부터 다시 읽어보기를 바란다.

“서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서로의 길을 막지 않는, 결혼해서 서로에게 장애가 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되는, 주종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동료의 관계인..”

뭐 대충 저런 답이 돌아온다! 남자들 역시 결혼에 대한 공포가 좀 있다. 마누라에게 잡혀 살면 어떻게 하나? 가장이랍시고 하고 싶은 일도 못하고 취미생활도 가로막히고 재미없게 살게 되면 어떻게 하나? 델리케이트하던 그녀가 아줌마가 되어서 매력이 없어지면 어떻게 하나? 버스 옆자리 여자한테 눈 돌렸다가 바가지 긁히면 그 인생 참담해서 어떻게 사나….

즉, 남자들이 저런 결혼생활을 바란다고 할 때는, 저런 위험요소에 대한 부적을 붙이고 싶은 거다. 물론, 저건 다 머리 속의 이상이다. 훗, 서로 장애물이 되지 않고 도와주는 부부 관계? -_-++ 꿈 깨랏! 가정은 정글이다! 이상적인 대사에 현혹되어 ‘어머 우리자기는 꿈꾸는 것도 너무 멋져. 이런 남자랑 살면 분명히 그렇게 될 수 있을거야’ 따위 생각은 하지 마랏! 이 세상에 동반자는 없다! 오직 지배당하느냐 지배하느냐가 있을 뿐이다 -_-+++

… 그러나 이 때 그 티를 내면 곤란하다.. ㅎㅎ ^^;; 열을 식히고, 이때는 그저 비슷하게 응수해주면 된다. 훗훗. 재료는 나름대로 자신을 위해 열심히 부적을 붙이고 있지만, 그 부적은 다 나중에 여러분에게 역이용당하게 될 것이다. 여러분이 할 일은 재료가 그 대사를 시시때때로 읊게끔 유도하는 것, 그리고 그런 말을 할 때마다 격려 고무 시키는 것. 자신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을 잊지 않게끔 주입시키는 것이다. 훌륭한 삼돌이는 압제 속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초원을 뛰어다니는 자유로운 야생마 시절의 이상을 재료가 잊지 않게끔 만들어야 한다. 자기가 평범한 대한민국의 가장이 되는 것을 역겨워하게 만들어야 한다. 월급에 쫓기고 꿈도 이상도 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노새가 되는 것을 혐오하게 만들어야 한다. 저 무지개 너머에 꿈의 나라 오즈가 있을 것이라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여러분 자신에게도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결혼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결혼한 다른 커플을 보면 둘 중 하나다. ‘사는게 지겨워’ 파이거나 (이 사람은 투덜이 스머프 계열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그이는 너무 잘해줘’거나.

남들이 잘 사는 거 보고 ‘우웃. 우리 삼돌이는 아직 많이 부족해’ 같은 생각은 하지 마라 -_-;; 데모버전은 원래 다 비까번쩍하다. 원래 남들한테는 다 좋은 소리만 하기 마련이다. 그 소리 믿고 괜히 집에서 바가지 긁지 마라. 나중에 역습 당할 수 있다. 남이 금그릇에 밥을 먹든 은그릇에 밥을 먹든 신경쓰지 마라. 그냥 다 뻥이려니 생각해라. 일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가고 시어머니가 이번 겨울에 밍크코트를 해줬다는 둥 하는 여자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다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있다. 그 대가들이란 입장 바꿔놓고 보면 나는 절대로 지불 못할 그런 대가들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신경꺼라. 영 부러워서 못 참겠거든 마음 속으로나마 ‘다야반지 낀 저 손으로 아침마다 날달걀로 눈탱이 문지르고 있을거야’라고 상상이라도 해라. -_-;;

물론 물질적인 삶도 중요하다. 당장 쌀독 밑바닥 긁히는 소리가 나는데 사랑은 무슨 사랑인가. 그러나 정도 이상을 꿈꾸며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지 말라. 동창회 나갔더니 누구는 예물로 뭘 받고 누구는 예물로 뭘 받고.. 이런 얘기하는 친구들이랑은 놀지 마라 -_-;; 먼 훗날, 좀 더 나이 들어서 다른 친구들이 물질로 결혼생활을 자랑할 때 ‘너네 신랑은 잘해주니?’라고 묻거든 그냥 훗 웃으면서 핸드폰 꺼내서 남편한테 전화해라. “삼돌아, 장작은 다 패놓았느냐?” 이 한 마디 해주면 좌중을 압도할 수 있다. 그 날을 기다리며 짚북더기에 누워 쓸개를 핥아라. 인과율이 여러분에게 언젠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것이다. ^_^

마님의 길 4

자. 이제 여러분은 본격적인 종신 계약 상태에 돌입했다. 이때부터가 중요하다. 길들이기 단계에서는 정 안되면 재료를 폐기처분할 수도 있고, 한 번 잘못해도 다시 길들여 버릇을 고칠 수도 있다. 그러나 종신계약 상태에서는… 물론 불가능한 건 아니다. 하지만 과정이 매우 귀찮다. -_-;; 그러므로 실패가 없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마님에도 두 가지 계열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른바 실리파와 세력파가 그것이다. 세력파라 함은, 실제로 집안에서의 역할 분담은 남녀 상식적인 선이지만 가정의 대소사를 결정할 때 여자의 목소리가 큰 쪽을 말한다. 실리파란 보다 금단의 영역에 가까운 -_-;; <가사노동 혁명>을 획득한 단계를 이름이다. 언뜻 보아 실리파가 세력파보다 훨 나아 보인다. 왜? 설겆이까지 시킬 수 있다면 목소리는 오죽 크겠는가? -_-;;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 때문에 이 선을 넘볼 수 없는 마님도 있기 마련이다. 맞벌이라면 공정한 분배가 가능할 수도 있다. 원칙 상…… 하지만 한쪽이 오갈데 없는 ‘전업주부’고 한 쪽은 때때로 야근까지 하고 오는 직장인이라면 아무리 마님의 염통에 털이 나있기로서니 집에서 뒹굴뒹굴 하드 빨다가 회식 마치고 들어온 남편에게 ‘밥 줘’라고 하기는 쪼금 그렇지 않은가? ^^;;;;

그러니 처지가 이렇다면 별수없이 우선은 주말주부 만들기 경지에서 만족하는 것이 무리가 없겠다. 물론, 어떤 마님들은 저렇게도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난 아니다. 난 아니~~~)

아무튼, 결국 ‘결혼생활’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신경을 건드리는 문제는 그것 – 가사노동의 문제다. 굉장히 쉽고 단순하고 유치한 문제인 것 같지만 영원히 식지 않는 뜨거운 감자가 또 이것이다. 어쩌면 바로 이 부분이야말로 마님되기의 핵심일지도 모른다. 자, 빨간펜을 준비하시라.

어떻게 가사노동을 떠넘길 수 있는가?

먼저, 이상을 잊지 않게끔 하라.

여러분은 전회에 삼돌이로 하여금 결혼의 이상을 잊지 않게끔, 야생마 시절의 꿈을 망각하지 않게끔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공평하고 세련되고 우아한 파라다이스 같은 결혼 생활……! 전투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다. 절대 나의 원칙으로 상대를 치지 말라. 반드시 상대의 칼로 상대를 찔러야 한다. 나의 논리로 상대를 치면 결론은 ‘너와 나는 원칙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으로 밖에 날 수 없지만 상대의 논리로 상대를 치면 결론은 ‘앗 이 말을 안 지키면 나는 내가 한 말도 못지키는 놈이 되어버리는구나’가 된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다.

그 다음, 약속을 이용하라.

“밥 먹고 난 다음에는 자기가 좀 설겆이도 하고 그래봣!”하고 바가지를 긁는 것은 싸움이 될 뿐이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밥은 내가, 설겆이는 니가” 하는 식으로 약속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최소한 세탁기라도 돌리게 해라. 뭔가 사소한 일이라도 삼돌이가 하게끔 유도하라. 말로만 그래놓고 안한다고? -_-;;

바로 그게 문제다! 말로는 삼국을 통일한다면서 ‘좀 있다 할께’라든가 ‘ 지금은 피곤해서’하고 개기는 삼돌이가 많다. 이럴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이건 공개하고 싶지 않은 비전이지만 할 수 없이 공개한다.

관건은 “인내심”이다. 인내하지 않는 자 마님이 될 수 없다. 뭘 인내하라는 거냐고? -_-;; 우리집 예를 들어주겠다.

우리집 삼돌이도 처음부터 좋은 삼돌이였던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성격이 못되서, ‘분명히 저 인간은 결혼하면 마누라한테 소리 버럭버럭 지르고 성질 팍팍 내고 맨날 술꼬장만 부리는 위인이 될 거야’라는, 한 마디로 불량감자의 표본이었다. 게으르기는 둘째가라면 서러웠다.

신혼 초에 우리집에는 룰이 있었다. 남편이나 나나 성격이 못되서 -_-;; 어렸을적부터 책읽는데 엄마가 들어와 방청소한다고 부산 떨면 신경질 내는 애였다. 때문에 우리들은 룰을 이렇게 정했다.

“가사노동을 표 짜서 반씩 나누는 것은 기계적이다. 청소나 설겆이나 좀 하고 싶을 때 하자. 지저분해진다고 누가 죽냐? 우리 편할 때 일하기로 하고, 치우고 싶은 사람이 치우자. 한 사람은 치우고 싶고, 한 사람은 놀고 싶으면 치울 사람만 치우기로 하자. 서로 편하게 살자.”

저 소리를 누가 했는가? 후훗. 내가 안했다! 남편의 입에서 저 말이 나올 때 내 표정은 온화했으나 머리 속에서는 독립기념일 폭죽이 터지고 있었다.  ^___^

1단계 상황: 설겆이가 쌓인다 -> 아무도 신경 안쓴다.

2단계 상황: 계속 쌓인다 -> 역시 신경 안쓴다.

3단계 상황: 설겆이 탑의 높이가 일척에 육발한다. 피사의 사탑 형상이 된다 -> 남편이 다소 불안해 하는 눈치다. 나는 신경 안쓴다.

4단계 상황: 집 주변을 지나가는 거친 바람에 설겆이탑이 쓰러진다. ->… 누군가 한숨을 내쉬며 일어난다. 그 누군가는 내가 아니다. ^__^ V

인내가 필요하다! 결국 승리는 좀 더 지저분을 잘 참는 쪽에 돌아온다. 성격이 깔끔해서 게으른 남편이 치우기를 기다릴 수 없는 당신은 포기해야만 한다. 게으른 남자보다 세배쯤은 더 게을러야 승리할 수 있다. 설겆이가 일척이 쌓이더라도, 방바닥 먼지에 발자국이 찍힐 지경이라도 초연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아는 ‘마님이 되고 싶은 여자분’들 중 두 분이 이 대목에서 포기했다. 어떻게 남자보다 더 게으를 수 있느냐고? -_-;; 하루는 참아도 일주일은 못참는다고? 물론 쉽지 않은 길임을 안다. 그러나 인내가 쓰면 쓸 수록 열매는 달다! 영광의 그 날을 위해서 미혼 시절에 지저분해지는 훈련을 해야 한다. 감량요양원이나 신부수업 학원 같은 것만 생길 일이 아니다. ‘남자보다 더 지저분해지는 법 훈련소’ ‘설겆이 안한 냄비에 다시 라면 끓여먹기 특훈 코스’ 같은 것이 생겨야 한다.

눈물을 삼키며 ‘저는 비위가 약해서 차마 그런 것은 할 수 없어요’라는 여성분들이 많을 줄로 안다. 물론 이해한다. 그러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좀 지저분하다고 죽는 거 아니다 . -_-;; 어릴 때부터 상한 음식을 많이 먹어서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 목욕 안하고도 버틸 줄 아는 끈기도 배워야 한다. 좋은 마님이 되는 과정은 좋은 여자가 되는 과정과 일치하지 않는다. 좋은 마님 – 그것은 완전한 인간이 되는 길이다. (from 금강불괴)

마님의 길 5

이 매뉴얼의 코어판을 출판해보라는 각계의 성원이 답지하고 있다. 기쁘다. 그러나 정작 출판사에서는 전화가 안온다. 슬프다. 정녕 선지자는 고향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것인가? (… 내 고향이 출판사였던가? -_-)

아무튼, 진도를 나가자. 사람들은 흔히 마님과 삼돌이의 관계를 악처와 공처가의 관계로 오인하곤 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그 두 관계의 결정적인 차이가 무엇인가? 악처 밑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나와도 마님 밑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나오지 않는다.

또한 사람들은 마님과 삼돌이의 관계가 폭력으로 성립한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마님은 주먹을 (혹은 발을) 써서 삼돌이를 지배하는가? 아니다. 솔직히 귀여운 삼돌이 때릴 데가 어디 있다구 주먹을 대겠는가? -_-;; 잘못 때렸다가 다리몽둥이라도 분질러지면 장작은 누가 패고 물은 누가 길어오는가? 매를 아껴야 한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폭력이 강위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임을 삼돌이가 깨닫게 해서는 안된다. 왜냐?  원래 아랫것들이 주먹이 쫌 세다. -_-;; 맞장 뜨면 불리하다. 폭력으로 대화하는 법을 잊게 만들어야 한다. 폭력이 대화의 한 방식, 그것도 매우 강위력한 방식임을 우리의 삼돌이들이 깨닫게 되면 형국은 마님에게 매우 불리하게 돌아간다. 그러니 우리들은 마님 계급이 사실은 맷집이 좋다는 비밀을 삼돌이 계급에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잘못 맞으면 사망이라는 유언비어를 끊임없이 사회에 유포시켜야 한다. 시시때때로 팔다리 허리가 아파야 하며, 무거운 걸 들면 낯빛이 창백해져야 한다.

깨달았는가? 연약한 척 하는 것은 연애할 때 써먹을 일이 아니다 -_-++ 연약한 척은 아줌마 되고 나서 써먹어야 한다. 물론, 1vs1 에서 삼돌이를 십초 이내에 제압할 무력이 당신에게 있다면 구태여 연약한 척 할 필요 없다. 단지 그것 뿐인가? 아니다! 때로 마님은 호랑이처럼 사납고 표범처럼 날쌜 수 있다는 사실도 주지시켜야 한다.

이런 일이 있었다. 시골로 이사온 첫무렵, 만삭의 배를 안고 강아지 세 마리와 함께 시골길에 산보를 나갔다. 시골에서는 송아지만한 개들을 풀어놓고 키운다. 개들은 영역 다툼에 민감하다. 괴상하게 생긴 이계의 개들(요크셔 테리어, 슈나우저 등등)이 자기 영역에 침범한 것을 깨달은 한 똥개가 우리 강아지를 향해 돌진했다. 그 커다란 앞발로 요크셔 테리어를 쓰러뜨린 뒤 짓밟고 목을 물려는 순간 (이때 우리 요크셔는 싸움이라고는 해본적이 없어서 그냥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삼돌이는 저 뒤에서 담배를 물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_-;; 남산 만한 배를 안고 개와 격투를 벌였다 (…) 물론 내가 이겼다 -_- V 그 뒤 나를 바라보는 삼돌이의 시선에 존경과 경외감이 깃들이게 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 아니라고 하지 말라구 -_-++)

만약 당신의 행동 패턴이 삼돌이에게 예측가능한 어떤 것으로 파악이 되어버린다면 당신은 실패한 것이다. 도무지 마님이 어떤 인간인지 짐작도 할 수 없어야 당신은 성공할 수 있다. ‘설마 그렇게까지 뻔뻔하기야 하겠어?’라고 할 때 그렇게까지 뻔뻔해야 하며, ‘이건 마님이 절대로 용서해주지 않을거야’라고 할 때 용서해 줄 줄 알아야 한다. 게임과 마찬가지다. 게임의 규칙이나 보이지 않는 수치가 다 파악이 되어버리면 이미 그 게임은 재미없는 물건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계속해서 파악되지 않는 랜덤 수치가 흘러나와준다면 아직 파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 된다. 여러분은 영원히 파악되지 않는 게임으로 남아야 한다.

또한, 삼돌이의 취미생활을 격려 고무 시켜줘라. 통치는 무력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남자들은 장난감을 좋아한다. 참 쓸데없어 보이는 물건에 유달리 집착하기도 하고 그걸 신주단지 모시듯 하기도 한다. 물론 돈 아깝다. 그러나 그 돈 몇푼으로 가정에 평화가 온다면 이 아니 기쁠소냐? 만화나 게임에도 YWCA 권장종목이 있듯이 이 취미에도 권장할 만한 것이 있다.

요리 취미는 적극적으로 살려줘야 한다. 가능하면 없던 요리취미라도 생기게 해주는 쪽이 좋다. 사실 남자들이 여자보다 요리 잘한다. 중국에서는 ‘냄비 돌리려면 손목 힘이 강해야’ 하기 때문에 남자가 요리장이 많다고 하고, 일본에서는 ‘회 뜨려먼 손이 따뜻하면 안되는데 여자들이 체온이 높아서’라는 이유로 남자 요리장이 많다고 하는 믿을 수 없는 설이 있다. 아무튼 뭐 그런데서 남녀평등 따지지 말자. 남녀는 원래 평등한 존재가 아니다. 달과 6펜스 사이에 평등 따져서 뭣하랴? -_-;; (어느 쪽이 달이냐고는 묻지 마시고..)

사회적으로는 평등을 따지는 것이 유리하지만 개인관계에서는 명분보다 실리다. 전문 요리사에 남자가 많다는 것을 늘 화제에 올려라. 라면도 제대로 못끓이는 우리 삼돌이가 알고 보면 놀라운 요리 재능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게 하라. 그리고 만화책을 사다줘라!

나는 원래 만화 사는 취미가 없던 사람이다. 그러나 남편은 만화 사는 취미가 있다. 처음에는 깽깽거렸다. 그러나 이제는 그냥 놔둔다. 서가에 만화책이 수천권 꽂혔다. 집구석이 대여점화 되어간다. 그래도 참는다. 다 그게 남는 거다. 요리만화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물론 필독서는 <아빠는 요리사>다. (.. 전권 다 있다)

자백은 (.. 우리집에서의 별명이다) 처음에는 정말 요리 못했다. 김치찌개라고 끓여오는데 왜 이렇게 맛이 없는지 (우우우욱) 아니, 어떻게 설탕을 넣지도 않는데 찌개가 달착지근할 수가 있을까!

그러나, 당신이 요리기능이 첨가된 삼돌이를 얻고 싶다면 삼돌이가 해오는 첫번째 요리가 아무리 맛이 없어도 절대로 그 티를 내서는 안된다. 나는 눈물과 함께 첫 찌개를 먹었다. 그리고 찬사를 보냈다. 칭찬해주면 정말 잘하는 줄 알고 자꾸 한다. 물론 한동안 괴롭다. 밤마다 고통당하는 위장을 안고 울며 지새운 밤이 여러 날이다. 출판사에서 뽀려온 요리책 부록을 책상 옆에 슬그머니 놔두기도 하고, 여러 종의 요리 만화책도 사다 줬다. 그 성과로, 오늘 날은 그럭저럭 인간이 먹을 만한 음식을 만들어낼 줄 알게 되었다. (..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도 내가 한 음식보다는 자백이 한 쪽이 맛있단다… )

칭찬도 매일 똑같이 하면 곤란하다. 여기 그 단계별 노하우를 공개한다.

1단계: 아빠는 요리사 급 –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눈을 크게 뜨며 외친다. “오오, 이거 맛있는걸? 아무리 배가 불러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겠어!” -> 요리 취미 초급 단계에서 쓸만하다.

2단계: 맛의 달인 급 – 음식을 입에 넣고 잠시 침묵해야 한다. 재빨리 머리 속에서 미리 준비한 대사를 확인한 다음 내뱉는다. “우웃, 이 된장찌개의 맛은, 마치 추운 겨울의 얼음을 뚫고 막 돋아나기 시작한 풋풋한 새싹의…” 물론, 그 뒤에는 재료에 대한 언급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호박은 **마트의 떨이상품으로 가격대 성능비가 탁월한 그것…! 당신 정말 짱이야.’ 잘만 하면 삼돌이는 요리 뿐 아니라 장보기에까지 프로 정신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3단계: 중화요리급 – 요리의 각 분야에서 프로정신을 발휘하게 된 삼돌이는 어느날 좀 더 높은 경지에 이르고 싶은 충동에 시달릴 것이다. 그때쯤 이 중화요리급 칭찬이 나와줘야 한다. 요령은 다음과 같다. 요리를 입에 넣는 순간 허공에 <好> 자를 크게 그린다. 눈알을 3cm쯤 앞으로 돌출시키고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리며 감탄한다. 당신의 삼돌이는 자신의 요리 실력이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깨닫고 기뻐할 것이다.

물론, 사실은 맛없는데 맛있는 척 하고 먹으려니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것, 이해한다. 가끔은 비판도 해줘야 한다. 그러나 비판도 ‘맛없어!’ 정도로는 곤란하다. 센키에비치의 명작 쿠오바디스를 참고하라. 다음과 같은 대사가 좋을 것이다. 요리를 입에 넣고 잠시 침묵한 뒤에 삼돌이가 “왜? 맛이 없어?”라고 그럴리 없다는 가증스러운 표정으로 물으면.

“물론 맛있어. 하지만 당신이 끓였다고는 믿을 수가 없어. 만약 이 요리가 그저 평범한 신라호텔 요리장이나 힐튼호텔 쉐프의 솜씨라면 나는 그들을 칭찬할거야. 그러나 당신 정도의 천재가 이 정도 맛 밖에 못낸다는 것은 재능의 낭비야. 당신 요리가 요즘은 어째 매너리즘에 빠진 것만 같군.”

생각 있는 삼돌이라면 진지하게 반성하며 다음번에는 그나마 먹을 만한 것을 만들어내올 것이다.

어쨌거나 요리 옵션이 부착된 삼돌이와 함께 살려면 입맛에 대해서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한다. 스스로를 실험작 맛보기 마루타로 삼아야만 하는 것이다. 다행히 나는 원래 입맛이 까다롭지 않아 참고 산다. -_-;;

* 그러나 이런 나도 괴로운 것이 있다! *

자백의 외호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두부마왕’이다. 자백의 인체는 10퍼센트가 물, 50퍼센트가 술, 나머지 40퍼센트가 두부로 이루어져 있다. 두부를 너무 좋아한다. 이 인간은 세상 모든 요리에 두부가 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자백을 유괴하려면 두부로 유괴하면 될 지도 모른다.

어쩌다가 (어쩌다가임이 중요하다) 내가 찌개라도 좀 끓여줄려고 한다고 치자. 간까지 다 맞추고 마지막으로 좀 더 끓이기 위해 뚜껑을 덮어놓고 밥을 푸러 잠깐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뚜껑을 열어보면, 거짓말처럼 찌개 위에 하얗게 두부가 덮여 있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에 두부 들어가는 것 정도는 참을 수가 있다. 천만번 양보해서 부대찌개까지도 참을 수 있다. 삼계턍을 끓여도, 갈비탕을 끓여도 고개 잠깐 돌렸다가 돌아와보면 두부가 우히히 웃고 있다. 무섭다. 나도 원래는 두부를 싫어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두부가 무섭다. -_-;;

지난 번 무림향 엠티에서도 이 두부마왕의 솜씨는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애초에 두부를 사가지 않았으니 엠티의 찌개에서는 두부가 안 들어갈 줄로 알았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자백이 슬금슬금 민박집 바깥으로 나갔다가 5분 후 득의한 웃음을 지으며 돌아왔다. 손에는 두부 봉지가 들려 있었다. 정말 무서웠다. 그 깡촌에서까지 두부를 찾아내는 본능적인 감이라니. -_-;;

게으른 우리집 부부를 위해 식료품 조달을 해주시는 어머니는 장모 사랑은 사위랍시고 두부를 샀다 하면 한 판씩 사둔다. 그거 다 처리하려면 미칠 노릇이다. 며칠째 두부를 먹어야 했던 불쌍한 아버지…… 그래도 양심은 (쪼금) 있었는지 둘만 있을 때 자백이 물었다.

“장인 어른. 두부만 드시려니 괴로우시죠?”

본래 말이 없는 우리 아버지. 딱 한 마디만 주저주저 꺼내셨다.

“… 나도 원래는 두부 안 싫어했어.”

인생이란 괴로운 것이다. 요리 옵션 추가된 삼돌이를 고용하려면 이런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미식가 여성이라면 포기해야할 노릇이다. 다행히 나는 미식가가 아니다.

마님의 길 6

이쯤에서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정도의 일은 저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왜 저는 단지 바가지 긁는 여자일 뿐 마님 소리는 못 듣는 것일까요?” 당연하다. 마님과 마님 아닌 사람의 경계선에는 그것이 외화되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다.

첫 회에 나는 내가 어느 날 부터 마님이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한 적이 있다. 정말이다. 마님 소리는 내가 먼저 한 것이 아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언제부터였더라? -_-a

아무튼, 경험상 마님의 지위는 이 지배관계가 가정 내에서만 머무르지 않을 때부터 본격화된다. 삼돌이란 불쌍한 존재다. 자기는 결혼 전의 이상적인 결혼생활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정신을 차려보면 피지배계급이 되어 있다. 삼돌이도 인간인데 스트레스가 쌓인다. 깽판도 간혹 부린다. (주) 삼돌이가 깽판을 부리는 이 상황을 망이 모드, 혹은 민란 상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마님의 지위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으려면 우선 이 민란을 성공적으로 제압해야 한다. 우리집 예쁜 삼돌이라고 민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내 작업실 방문에는 삼돌이가 최근 망이가 되었던 때의 흔적 – 발로 문을 꽝 차서 문짝이 우그러진 상태 그대로가 남아 있다.

어떻게 하면 민란을 제압할 수 있는가?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제 3국의 개입을 요청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사람에 따라 시어머니나 시아버지, 혹은 시누이, 혹은 믿을만한 가까운 친구가 부부싸움에 중재자로 나서는 경우들이 있다. 먼 옛날 명성황후는 동학혁명을 제압하기 위해 청나라에 지원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제 3국 개입 요청은 때로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 내 견해다.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면 내 나라 내 땅에서 타국이 전쟁을 벌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내 가정이 식민지화되는 것은 눈깜짝할 사이의 일이다.

둘째, 전투에서 결코 패배해서는 안된다. 마님의 지위는 불패의 신화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옳아야 한다. 당신이 틀린 소리를 하면 이미 마님이 아니다. 마님의 말씀은 항상 옳은 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당신은 늘 스스로를 훈련시켜야 한다. 늘 옳게 생각하고, 옳게 행동하기 위해 노력할 일이다.

셋째, 실패한 전투는 역사에서 지워야 한다. 마님도 사람이기 때문에 간혹, 특히 미숙한 마님 시절에는 실수하는 전투가 생기기 마련이다. 마님의 사서에 패배한 역사가 기록됨은 수치다. 사관을 협박하고 기억을 조작하여 패배한 전투는 그 존재 자체를 시간 속에서 말소시켜야만 한다.

쉽게 말해서.. 싸우면 이겨야 하고, 혹시 지면 그 싸움이 없었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다. -_-;;  딱 감이 오지 않는가? 마님은 뻔뻔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뻔뻔함의 갑옷이란 의외로 약해서 쉽게 부식된다. 고로 나는 여러분이 뻔뻔함 이전에 옳음을 먼저 습득하기를 권한다. 정당한 논리로 중심을 잡고 그 위에 뻔뻔함의 갑옷을 두르면 이것이야말로 무적 치트키다. 그러나 중심이 없는 상태에서 뻔뻔하기만 하면 대내외의 비난으로 일찌감치 몰락한다.

자고로 인자무적이라 했다. 삼돌이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까를 생각하기 이전에 내가 삼돌이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를 생각하라. 나는 주로 삼돌이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준다. 마님이라고 맨날 누워서 뒹굴거리는 줄 아는가? -_-;; 천만의 말씀. 로마에도 빵과 서커스가 필요했다. 삼돌이의 즐거움을 위해 나는 때때로 온갖 여흥을 준비하고 연구한다. 마감에 시달리는 삼돌이를 위해 남들한테는 절대 안 보여주는 춤도 춰주고 노래도 불러준다. 그 밖에 또 뭘 해주느냐고? -_-;;  그 정도면 됐지 뭘 더 바래! (버럭)

본론으로 돌아와서, 아무튼 늘 덕으로 다스렸음에도 불구하고 (… 덕이 어디 있었지?) 민란은 때때로 발생한다. 민란을 제압할 때의 태도란 어때야 하는가? 우선,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1. 싸울 때 목소리 큰 쪽이 진다.

목소리 크면 장땡일 것 같지만 의외로 안 그렇다. 평소에는 기차화통이 되더라도 이때는 냉정해야 한다.

2. 그렇다고 숨죽여 질질 짜면 진다.

상대가 버럭버럭 화내는데 말대꾸도 못하고 쪼그리고 앉아서 잉잉 울면 진다. 울지 마라. 울더라도 뜨거운 눈물이 아닌 차가운 눈물을 흘려야 한다.

3. 항상 냉정해야 한다.

전투에 입각해 냉정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 끗발이라도 냉정한쪽이 이긴다. 상대가 열기를 다 내뿜을 때까지 기다려라. 뜨거운 기운은 쉽게 폭발하고 쉽게 흩어진다. 삼돌이가 평소 쌓아두었던 원한을 다 내뿜을때까지 기다려라. 그조차 못하게 하면 울화병이 생겨서 고장난 삼돌이가 된다. 삼돌이가 원한을 내뿜는 동안 머리 속으로 조용히 생각하라. 이 사태의 잘못이 누구에게 있는가? 물론 대부분의 경우 마님에게 잘못이 있다. ^_^;; 백성의 소요는 본시 통치자의 부덕함에서 오는 것이다. 반성은 속으로 하라. 그리고 당신의 부덕함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삼돌이의 잘못을 증거할 요소가 있는지를 따져보라. 있다면 열기가 가라앉은 뒤 차분하게 제기하라. 아무리 따져보아도 삼돌이가 잘못한 것이 없는가? 그럼 재빨리 빌어라. -_-;;;

비는 것이 마님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통치자도 세불리할 때는 토낄 줄 알아야 한다. 무턱대고 억누르려고 하다가는 니콜라이와 알렉산드라가 되는 수가 있다. (*주* 러시아의 마지막 짜르 부부)

억누를 때는 태산처럼 억누르되 빌 때는 열라 불쌍하게 빌어야 한다. T_T. 삼돌이로 하여금 ‘헉 좀 과한 사과인걸’ 싶을 정도로 빌어도 괜찮다. 문제는 빈 다음이다. 빌고 나서 재빨리 뭔가 이벤트를 만들어야 한다. 앞에서도 말하지 않았는가? 패배한 싸움은 잊혀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맛있는걸 해주든, 삼돌이가 평소에 갖고 싶어하던 걸 사주든, 아무튼 삼돌이로 하여금 좀 전에 뭔가 싸움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그리고 3일 이내로 삼돌이가 실수할 수 있는 상황을 유도하라. -_-;; 준비된 싸움에서는 패배하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싸움의 기억을 며칠 전의 패배한 싸움 위에 엎어 씌워라. 덮어서 저장한 파일은 죽어도 되살리지 못한다.

오버 세이브 까지 성공했다고 거기서 그치면 당신은 2급 마님이다. 진정한 마님은 민란 제압 후에 홀로 수루에 앉아 큰 칼 옆에차고 반성을 해야 한다. 도대체 얼마나 부덕했길래 삼돌이가 민란을 다 일으키는가? 반성 또 반성하여 다시는 같은 이유로 민란이 발생하지 않게끔 스스로를 가다듬어야 한다.

나 또한 깨진 문짝을 수리하지 않고 냅두고 있다. 그리고 그걸 볼때마다 반성하고 있다. 조만간 철문으로 해달아야 다시는 성질 부릴 때 방문을 걷어차지 못할 텐데.

마님의 길 7

오늘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올리는 이유는 이것으로 매뉴얼 연재를 마치기 위함이다. 더 쓸말이 많긴 하지만 이쯤에서 그쳐야하겠다. 첫째, 비전을 자꾸 공개했더니 대내외의 압력이 거세다. -_-;; 유림에서 자객이라도 파견할까봐 걱정이다. 둘째. 자백이 놀렸다. 자기 홈페이지에는 작품 세계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들이 오가는데 내 홈페이지에는 씰데없는 낙서에 대한 이야기만 오간다고. 무릇 작가의 홈페이지란 작품 세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오가는…… 어쩌고 하면서 내 염장을 질렀다. 분하다. 나도 알고 보면 무협작가다. -___-;;; 유머 작가가 아니란 말이닷. 세째 원고 마감이 닥쳐오고 있다. -_-;;

민란 제압의 원칙이 전회의 핵심 내용이었다. 전회의 첫머리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진정한 마님은 그의 마님됨이 대외적으로 인정받아야만 한다. 나도 태어날 때부터 마님이었던 것은 아니다. 한때는 내가 현모양처가 될 수 있을거라는 가당찮은 꿈을 꾸기도 했다. 쳇… -_-;;

여기서, 내가 마님이 된 과정을 간략히 서술해 보기로 하겠다. 결혼 초, 민란이 번번히 실패하자 삼돌이는 화가 났다. 그래서 종종 가출을 했다. 뛰어봤자 어디로 가겠는가? 집 근처에 마련된 작가들 공동 작업실인 늘보방으로 쪼르르 달려가 투덜투덜거리며 내 뒷다마를 깠다. 한두번이 아니었나보다. 다른 늘보들도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입바른 소리 잘하기로 유명한 이재일씨가 마침내 참지 못하고 한 마디 했다.

“재훈이형. 웬만하면 그냥 맞다고 하지, 한 두번 겪은 것도 아니면서 뭘 그때마다 덤벼.. ;;”

자백은 그날 크게 도를 깨우쳤다. 그 뒤로는 어지간하면 참고 사는 인내심을 체득했다. 그러나 분함은 여전히 남았던지 시시때때로 쌓이는 울분을 풀 길을 모색한 모양이다. 그 길이라는 것이 동네방네 다니면서 ‘우리 마님이 오늘도 날 팼어요’ 따위의 유언비어를 살포하는 것이었다.

공언하건대 나는 절대로 누굴 패는 사람이 아니다. -_-;; 앞서도 말했다시피 삼돌이가 팰데가 어디 있다고 패는가? 그때만 해도 나는 내가 마님이라는 계급의식이 없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마님이 또 삼돌이를 패서 전치 4주를 만드셨다면서요?’하고 물어올 때마다 나는 당혹스러웠다.

처음 한동안은 30년 이상 주입된 현모양처 이데올로기와 내적인 전투를 벌여야 했다. 실질적으로는 마님이라도 대외적으로는 현모양처인척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폭력을 휘둘렀다는 따위의 유언비어와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이 나를 마님이라고 부를 때 나는 슬퍼했다. 마치 근거없는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 같은 고통이 온몸을 엄습하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나는 깨달았다. 주변의 사람들은 ‘마님, 마님’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에게나 새로운 성에 대한 꿈이 있다. 남과 여라는 관계는 이성적 관계 맺음이 가능함으로 인해 항상 긴장이 내포된 관계다. 아줌마라는 제 3의 성은 그 긴장을 다소 제거했으나 덕분에 존경심 역시 거세된 성이다. 사람들은 꿈꾼다. 연약하고 감성적인 여성도 아니고, 우악스러운 아줌마도 아닌, 그것을 뛰어넘은 또 하나의 성을. 남자든 여자든 그 새로운 성에 기대어 포근하게 (-_-;;) 쉬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다. 그래서 자기랑 별 관계가 없어도 ‘마님, 마님’ 부르며 즐거워하는 것이다. 마치 저울과 칼을 든 정의의 여신과 같은 압도적인 존재를 우리는 꿈꾼다. 그게 바로 마님이다. -_-;;

마님이 항상 옳아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땡깡 잘 부리고 심부름 잘 시킨다고 마님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만인의 어머니스러운 압도적인 지위와, 언제나 올바른 탁월한 이성(과 뻔뻔함),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식구들을 지킬 수 있는 만땅 HP!

나는 본래 마님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만인을 위해 그 호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웃… 이 숭고한 희생정신) 사람들은 흔히 마님이 얼마나 편할까만을 생각하면서 부러워하기도 하고, 얼마나 뻔뻔하면 마님 노릇을 하며 살까하고 질시하기도 한다. 속 모르는 소리다. 마님에게도 남모르는 고통과 번거로움이 있다.  무슨 고통과 번거로움이 있느냐고? 어…… 하여간 있다. 따지지 말라! (버럭)

에, 마님의 고통을 차포 다 떼고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늘 공정함과 옳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옳지 않으면 마님이 못된다. 뻔뻔함으로 밀고 나가면 되지 않느냐고? 집단최면이라는 것은 단순한 뻔뻔함만으로는 유지가 안된다. 게다가 이 뻔뻔함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데… ;; 이 나조차도 가끔은 내가 너무 뻔뻔하지 않을까 하고 반성해 보게 된단 말이닷. 어지간한 염통의 털가지고는 오래 유지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본질적으로 옳지 않고서는 마님의 파워를 유지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또한 주의할 점이 있다. 살다보면 마님의 지위를 아직 인정하지 않는 외계세력과 부딪혀야할 때가 있다. 이때마다 살얼음을 걷는 것 같은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솔직히 내집 삼돌이 하나면 만족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다른 나라 땅까지 침범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제국주의 국가에서 권력을 유지하려면 자꾸 딴 나라를 먹어야만 한다. -_-;; 내가 원하지 않아도 백성이 눈을 초롱초롱 뜨고 ‘저 나라도 먹어주세요’ 하고 요구할 때가 있다. 이때가 참으로 난감하다. 난 먹고 싶지 않단 말이다 T_T (거기 여러분! 마님이라고 부르지 말란 말이에욧!) 하지만 삼돌이 증후군은 흡혈귀와 같아서 자기만 물리면 분한가 보다. 일단 마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백성들은 다른 백성들까지도 전염시키고야 만다. 무서운 일이다. 마치 다단계 판매방식과 비슷하여 내가 애쓰지 않아도 어느 사이엔가 너도 나도 마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사실 집에 와서 장작도 안 패주고 물도 안 길어주는 말로만 삼돌이들이 백이 있고 천이 있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러나 이 확장의 매카니즘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그저 초연하게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솔직히 마님의 영향력이라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서 세상만인을 통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가끔은 개기는 자들도 나타나기 마련이다. ‘쳇, 지가 무슨 마님이라구… 그저 남편이 좀 아껴주니까 기고만장해서’ 라든가 ‘쯧쯧. 남자가 오죽 못났으면……’이라는, 마님과 삼돌이 관계의 심오함을 깨닫지 못한 불우한 무리들과의 조우도 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나도 삼돌이나무’ 라고 자칭하면서도 은근히 응석을 부리며 머리꼭대기에 타고 앉으려는 불순한 세력도 있다. 이럴 때 어찌할 것인가?

대처방법은 단순하다. 놀아주지 말아라. 자기 집 울안의 오리지날 삼돌이가 아닌 유사 삼돌이 군단에게 마님이 베풀 수 있는 최상의 시혜는 ‘같이 놀아주는’ 것이다. -_-;; 마님의 올바름과 마님의 덕성을 가까이에서 맛보며 즐거워하는 것이 유사 삼돌이들의 유일한 낙이다. 때문에 불순분자에게는 안놀아주는 것이 최고의 형벌이다. 안놀아줄거야! (훗, 무섭죠..? -_-;; 안 무서우면 말고..)

안놀아주는 것만으로는 웬지 보복이 시원치 않은 것 같다고? 반드시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한다고? -_-; 아서라. 무리하면 원래의 기반마저 무너진다. 물론 경우에 따라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할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걸 본인이 하려고 애쓰지 말아라. 하늘의 도가 항상 올바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믿어야 한다. 애쓰지 않아도 징벌은 자연히 찾아가기 마련이다. 웃고 노는데 같이 끼지 못하는 자는 그 외로움 때문에 이미 벌을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___^ (어딜 봐도 완벽한 이론이군. 음하하)

또한 항상 잊지 말아야할 사항이 있다. 마님의 영역을 같은 여자들에게까지 확장시키려고 하지 말라. 여자는 마님의 통치대상이 아니다. 세상 모든 여자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미 마님인 자와 잠재적 마님인 자. 다른 마님, 혹은 마님 후보들의 영역을 인정하고 그들의 통치권을 넘보지 말라.

솔직히 말해 유사 삼돌이 백이든 천이든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집 울안의 오리지날 삼돌이다. 세상 모든 것을 잃어도 오리지날 삼돌이만 있으면 마님은 마님일 수 있으며 권토중래를 꿈꿀 수 있다. 그러나 오리지날 삼돌이를 잃으면 백성 없는 왕, 신도 없는 신이 되어 하염없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죽더라도 종곡을 베고 죽는 농사꾼의 마음으로 오리지날 삼돌이를 늘 아끼고 사랑하라. (아끼라 함은 그가 끓여오는 커피를 황홀하게 마셔줄 줄 알라는 것이고, 사랑하라 함은 설령 그의 김치찌개에 두부가 허옇게 덮여 있어도 참고 먹을 줄 알아야 한다는.. 물론 이건 좀 어려운 일이지만.. ;;)

이상으로 마님이 되는 법의 비전 공개를 마치겠다. 끝으로 한 가지만 말하자. 자꾸 여기저기 방명록에 우리집 삼돌이보고 ‘삼돌이 안되는 법’ 같은 것을 강의해달라는 요구가 많은데, 어리석은 일이다. 그 방법을 알았으면 어찌 삼돌이가 되었겠는가? 5공의 전**가 “민주화로 가는 길” 같은 책을 낸다든가 대*그룹의 김*중씨가 ‘망하지 않는 탱크그룹 유지하는 법’ 같은 책을 내면 여러분은 사보겠는가? (사볼지도.. ) 모든 비전은 경험에서 나온다. 나는 마님이 되었다.(내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고로 마님이 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때문에 우리집 삼돌이에게 여러분이 배울 수 있는 최상의 노하우는 ‘사랑받는 삼돌이가 되는 법’이라든가 ‘마님을 만족시킬 수 있는 야식 100선 레시피’ 같은 것이리라.

그동안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지금까지 이 글에 나온 인명과 지명은 사실과 대단히 관련이 많음을 밝힌다.

외롭게 주종의 도를 실천하는 마님 쓰시다 -_-;; (쳇.. 이것도 자기 최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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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es

小畜 亨 密雲不雨 自我西郊. 작은행복을 얻는 데도 힘차고 강렬한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의 행복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 쉽게 생각하여 몸과 마음이 가정에서 너무 멀리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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