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 날짜 택일은 정말 중요한 일이죠. 특히나 장모님에게는 집안의 막내딸이고 제일 마지막으로 보내는 만큼 신중할 수 밖에 없죠. 결혼 당사자들인 나와 오리냥은 그냥 따뜻한 봄날에 날잡아서 진행하고 싶었지만 이런 어르신들의 마음을 이해해드리고 따를수 밖에… ..
작년 봄 상견례를 마친후 장모님의 내려주신 결혼은 1년 연기라는 소식을 접한 후 나는 오리냥을 데리고 미아리 고개로 향했습니다. 어디서 봤더라 우리나라의 제일 오래된 집성점집촌이 거기에 있다는 소문을 들은것이지요. 머리털 나고 처음 가본 점집이었습니다. 장모님의 1년 유예결정에 나름의 근거(내지는 확신)가 필요했었지요. (솔직히 점집이라는 곳이 궁금하기도 했더랍니다.) 역시나 마찬가지 괘가 나왔습니다. 2005년은 식을 올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라는.. 그리고 내년에 다시 날을 받으러 오라는 결론이었지요. 그때부터 일년간 오리냥과 함께 유예기간에 들어갑니다.
2006년 1월의 어느날..
장모님은 택일을 한 종이를 우리에게 내미십니다. 올해 식을 올리지 말고 같이 살면서 몇년후에 식을 올려야 좋다는 괘가 나왔다며 그래도 두개 정도의 날을 받아 오셨습니다. 또다시 기기묘묘한 상황에 빠진것이지요. (이런 경우도 있나요??) 여기서 심각한 고민에 빠집니다. 정말 무당인지 하는 그사람이 내놓은 괘대로 진행을 해야하는것인가? 장모님께는 일단은 거기에 따르겠다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만.. 결국 조심스럽게 차선책이긴 하지만 그래도 받아온 날짜중에 하루를 선택해서 식을 올리겠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지요. 장모님도 당신나름으로 많은 고민이 계셨지만 나와 오리냥이 좋다면 그렇게 진행하자 라고 하십니다. 흠 솔직히 그 괘를 내놓은 점집(??)이 의구심이 들었습니다만 거기서 나온 날중에 3월 25일로 정하고 내부적으로 준비에 착수합니다.
2006년 1월 7일..
장모님 이번에는 절에서 정식으로 날을 받으신다고 합니다.( 허걱 나랑 오리냥도 같이 데리고 가시지… T.T) 다녀오셔서 우리 앞에 내놓은 날짜를 보니 2월달과 8월달 이었습니다. 2월달은 솔직히 너무 촉박하자나.T.T 8월은 또 한여름입니다. 정말정말 안도와 주는군요.. ~~.
결국 최종적으로 이번에는 장모님도 모시고 오리냥과 같이 미아리 고개로 향합니다. 역시나 2월 19일이 최고의 길일이군요. –. 그외 3, 4월에도 하나씩 날을 받긴 했습니다만.. 최고의 길일은 2월.
무엇보다 오리냥의 이번달 계약만료이후 최소한의 공백기간을 가지고 결혼식을 치룰수 있다는 결정적인 장점을 내세워 결국 2월 19일로 결정을 한것이지요.
이로서 장장 1년여에 걸친 결혼택일의 과정이 마무리 됩니다. 털석..~~
2006년 1월 8일
예전부터 사실 전통혼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서울에서 몇 군데 전통혼례를 하는 대표적인 곳이 있는데 그 중에서 성균관대학내의 명륜당을 점찍어 두고 있었지요. 아름드리 은행나무와 아늑한 명륜당 뜰내의 결혼식은 두어번 계속 구경하면서 맘에 들었던 곳입니다. 또한 주례나 부케등의 소소한 신경도 안써도 된다는 부가적인(??) 장점도 있었지요.
하지만 2월달의 결혼은 사실상 명륜당에서의 야외결혼은 거의 물건너 갔다고 봐야겠죠. 상담해주시는 과장님 위로의 말을 건네주시긴 하지만(날씨가 영상이고 따뜻해지면 바로 야외결혼식도 가능하답니다..) 음력으로 정월이니 엄동설한아지요.. 하늘에 기댈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버리고 만것입니다.
음식은 한정식으로 결정합니다. 지금까지의 다년간 결혼식장의 경험으로 볼때 부페보다는 갈비탕한 그릇이 더 낫더군요. 다행히 시식해본 음식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음료, 주류는 무제한 무료 리필이니 이건 보너스.. 하지만 실내전통혼례식장과 피로연 식당이 같이 지하에 있기때문에 이건 대략 좀 우울하긴 합니다. (많이 붐비더군요..)
일단은 제발 미친듯히 영상의 따땃한 봄날씨가 2월중에 내리쬐어 야외 결혼식을 할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