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EP05-지름신의 향연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크고 장대하고 엄숙한 지름신은 무엇이 있을까? 아마 집을 장만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다음으로는 남자들의 영원한 장난감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가 있을 것이고.. 하긴 어른들의 장난감의 세계는 머 집한채로는 어림없는 것들도 무수히 많다고는 하지만.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한번 골라 보았다.

그렇다면 가장 다양하고 많은 지름신과 한꺼번에 버라이어티쇼를 할 수 있는 (아니 해야만 하는..) 때는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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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결혼식 준비가 되지 않을 까 한다.

아직 날짜가 잡히기 전 뜬구름 잡듯히 인터넷의 수많은 선배커플들이 남기고 간 지름신들과의 격렬했던 흔적들을 쫒아가며 “우리는 이정도 예산이면 충분할꺼야.. 그치? 그치?” 라며 모법답안을 내었었다. 요즘같은 시대에 한번하면 그만인 결혼식에 쓸데없는 돈은 낭비하긴 싫어 라고 주장하며 우리는 현명한 커플이니까 이정도 예산으로 잘 치루자아..~~ 라고 웃으면서 여유있게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특히나 짠돌이 동호회들의 소설같은 이코노믹한 결혼진행 수기들를 읽어보며 “우리도 저런분들을 본받아야 해” 라고 다짐도 물론 했었다.

주말에 여친냥과 일주일동안 다음달의 결혼식 준비를 정리하면서 예산을 다시 확인해보았다.
일주일간의 퇴근 후 2-3시간의 시간을 쪼개어 준비를 진행하고나니 전체적인 실제로 필요한 예산이 거의 윤곽이 잡혀갔다. 마지막 총액을 계산 한 후에 여친냥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어야 했다. 신문기사에 종종 나오는 우리라나의 평균 결혼 소요비용에 가뿐하게 포함되는 예산을 바라보며 (특히나 우리는 예전에 밝혔듯히 가구, 가전은 모두 제외한 예산이다. T.T)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우리나라의 비대한 혼수문화를 비판적으로 생각했던 예전의 생각을 뒤돌아 보며 그 문화속으로 뛰어든는 나를 반성한다.

결혼식준비에 있어서의 지름신들은 더욱더 냉혹하고 거칠고 갯수가 많다. 특히나 일정에 촉박하여 준비를 해야 하는 경우 취미생활로써 쇼핑하고 비교하고 기다리고 이런 낭만적인(??) 느낌은 가지기가 힘들다. 무엇보다 결혼식을 준비하면 그렇지 않다고 외면하던 자신의 허영심과 과시욕, 물질적 욕망의 모습에 마주치게 된다. 더구나 지름신과 대적할 만한 총알이 통장계좌에 있다면 말이다. ..

하지만 이 모든 비난과 반성을 뛰어넘어.

“한복은 이쁜것으로”
“신혼여행은 여유있고 자유스럽게”
“여친냥은 꼭 이쁜 반지를.. “

위의 세가지 원칙은 절대로 양보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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