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년의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다.
1월이 되면 또 한해의 설계를 하고 연간계획서를 제출한다. 이곳은 이제 5-60명 정도의 작은 회사이어서 그런지 연간 계획서에 대한 평가 시스템은 아직은 미비한 편이다. (그냥 쉽게 작성해서 제출해도 큰탈은 없다.) 이외에도 매달 말일에는 일일보고서양식으로 팀장에게 보고하는데..이것도 요식행위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것으로 아직 매니저급에서 reply는 없었던듯 하다. 당연히 주간보고서 제출한것으로 대충 때워서 채워넣기에 급급하다.
어제 야간작업후 점심시간에 출근하면서 곰곰히 생각해본 것은.. 이대로는 안된다는 결론이었다. 계획 및 평가라는 부분은 나자신이 스스로 쌓아가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가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마침 이러한 나의 생각에 불을 지피는 글이 있으니 추가 한다. (원래 내가 도발을 잘 당한다. 불끈..)
내년도 연간 계획서를 작성시 꼬옥 참고해야 할 것 같다.
S.M.A.R.T한 계획 세우기 – 정원혁(필라넷) – 2005/04/28
가장 불쌍한 사람은, 볼 수 있지만 비전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하루에 단 5분이라도 전날의 평가와 오늘 해야 할 일의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움직이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뒷모습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당신은 일에 대해 인생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고민해 보았는가?
벌써 2월이다. 독자 여러분의 새해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중인가? 지난 컬럼에 대한 반응에서 기초에 대해 공감하는 독자들이 제법 있으리라 짐작한다. 사실 기초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있지만, 이번 호에서는 능력있는 관리자의 계획 수립과 평가에 초점을 맞춰 다뤄 본다(옮긴이 주 – 이 컬럼은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게재될 당시와 시차가 있는 내용이 언급될 수 있습니다.)
계획을 세우기 전에 먼저 강조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객관화, 수치화이다. 동/서간의 문화 차이는 물론이요, 같은 동양권 한국 안에서라도 상식의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계획을 세울 때는, 혹은 관리자로서 일을 할 때는 객관화라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정서의 차이
필자의 전공이 사회학이다 보니, 문화 비교를 안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병원에 갔는데 환자가 “무조건 아프니까 안아프게 해달라”고 하면 의사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보통 상식적인 절차는 이렇다
의사 : 어디가 아프세요?
환자 : 몸살인 것 같아요
의사 : 언제부터? 콧물은? 열은? 두통은? ……
그리고는 이게 감기가 아니라 다른 병이며 원인은 무엇이고 치료는 이렇다고 설명까지 해주면 더 고마워한다. 그런데 상황을 한의원으로 바꾸어 보자. 한의사가 왜 왔냐고 물어보면 자주 피곤해서 왔다고 말한다. 그러면 진단하고 얼굴 한번 보고 약을 지어 주거나, 침을 놓아 준다(물론 필자가 가는 한의원은 이것저것 많이 묻는다.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서 대부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병원에 갔는데 거기서도 한의원처럼 아무 것도 묻지 않고, 관상 보듯이 얼굴 한번 뚫어지게 보고는 주사 한 대 놔주고, 약 지어 주면 대부분 환자는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아니, “저 의사 제 정신인가?”, “돌팔이는 아닐까?”, “무지 불친절하군……” 등의 반응을 보일 것이다. 무얼 보고 내 병에 대해서 진단을 했으며, 처방을 한 것일까 의심을 갖게 된다.
필자는 바로 이것이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라고 생각한다. 동양에서는 척 보면 다 아는 게 고수이고, 서양에서는 세부적으로 물어줘야만 뭔가 제대로 ‘서비스’ 받은 것으로 여긴다는 말이다.
프리랜서를 하면서 튜닝하러 갔다가 일을 안하고 그냥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뭘 하면 될까요?”라고 물었더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고 ‘전부가 문제’라고 한다. 그럼 “그 중에서 무엇을 봐야 할까요?”라고 물으니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무조건 빨라지게만 해 달라고 한다. 그러면 필자는 “안녕히 계세요”라고 말하고 나온다(설마 실제로 그랬을까? 약간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일을 의뢰하는 곳에서는 작업을 마쳐도 원래 목표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 일쑤다. 무엇인가 측정 가능한 방법이 있어야 한다. 필자는 컨설팅을 하고 나면 거의 모든 경우에 작업하기 전의 상태와 이후 상태를 비교해서 보여 준다. 그게 안되면 튜닝의 가치가 없다.
“지금 현재 뭐가 몇 초인데 몇 초까지 되게 해주세요”라고 요구하는 회사는 드물지만, 그런 회사는 적극적으로 튜닝 작업을 하게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찾아낸 다음에 튜닝을 시작한다.
성능 튜닝에서도 고수는 척 보고 모든 걸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듯하다. 그러나 튜닝은 그런 것이 아니다. 수량화 돼 있어야 한다. 가끔 동물적 본능, 예술가적 직관이 동원되어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상황에 대해 제대로 진단하고 파악해야 한다. 병명도 모르는데 무슨 처방이 가능하겠는가?
상식의 차이
상식이란 사람마다 틀리기도 하다. 얼마 전 생수기 통에 물통을 새로 꽂아야 했다. 필자 상식으로는 꼭지 부분을 깨끗이 닦고 꽂는 것인데, 다른 사무실에서는 어떤 직원이 닦지도 않고 그대로 생수기 통을 꽂는 바람에 놀란 적이 있다. 필자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던 그의 동료 몇 사람들도 그를 나무랐던 것을 보면 ‘상식’이 비슷한 부류였나 보다. 그런데 또 의외로 그게 뭐가 문제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튼 이런 이유 때문에 보편적인 상식으로 모든 것의 기준을 삼을 수는 없다. 빨라지는 것에 대해 한 사람은 원하는 것이 1초이고, 내가 생각하는 기준은 5초인 경우, 서로가 원하는 기준 혹은 ‘상식’이 다른 것이다. 따라서 튜닝을 할 때는 명확하게 객관적으로 수치화 해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람의 감각은 상당히 다르며, 상황에 따라서도 변한다. 지금부터 시작해서 60초를 세 보자. 실제 시계의 60초에 근접하게 세는 사람은 드물다. 눈의 착시 현상에 대한 여러 가지 예들은 감각을 그대로 믿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보여준다. 실제 항공 조종사들의 훈련에는 감각을 믿지 말고 계기를 믿으라는 훈련과정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와 고도에서는 감각이 완전히 틀려지기 때문이다.
숫자로 객관화하지 않고 느낌으로 느리거나 빠르다는 것은 의미가 없고 측정도 불가능하다. 예전에 일부 컨설턴트들이 말로 하는 일도 종종 있었는데, 그들은 이렇게 하면 이만큼 빨라진다고 말하고 몇천 만원을 받았다. 사기와 다를 바 없었다. 실제로 빨라지는 것을 객관적 숫자로 입증해야 한다. 다음은 필자의 보고서 중 일부이다.
S.M.A.R.T. 방법론으로 계획세우기
‘가장 불쌍한 사람은, 볼 수 있지만 비전이 없는 사람이다(The most pathetic person in the world is someone who has sight, but has no vision – Helen Keller)’라는 말이 있다. 볼 수 있지만 비전이 없다면 살 수 없다. 지난 글에서 ‘우선 순위’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는데, 여기서는 계획 세우기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필자는 주위 이웃, 직원들의 모습을 통해 계획을 세우고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차이 나는지를 직접 보았다. 하루에 단 5분이라도 전날의 평가와 오늘 해야 할 일의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혹은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훗날 그것이 누적되었을 때 더 큰 차이를 보여준다.
관리자도 마찬가지다. 일을 제대로 하고 싶다는, 그래서 어떤 모습의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나 비전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천지차이다. 아는 이야기를 하나만 인용해 보자.
2차 세계대전 때 수많은 유대인들이 죽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우슈비츠에 젊고 유능한 유대인 외과의사가 수용됐다. 그는 가스실을 향해 죽음의 행진을 하고 있는 동족들을 보며 머지 않아 자신도 가스실의 제물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하루하루 살아남는 것이 기적이었다.
어느 날 노동시간에 이 외과의사는 흙속에 파묻힌 깨진 유리병 조각 하나를 주워 그 날부터 매일 그 유리병 조각을 가지고 면도를 했다. 그는 죽음의 극한 상황 속에서도 아침과 저녁 꼭 두 번씩 면도를 했다. 매일 몇십 명씩 처형자들을 골라내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선택되지 않았다. 유리 조각으로 피가 날 정도로 파랗게 면도를 한 그의 모습을 보며 나치 군인들은 꽤 쓸 만한 사람으로 인정해 살려두었던 것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 서버 관리 작업을 하든, 계획 없이 시작해 “앗차, 이게 빠졌구나” 깨닫고는 “얘들아 이 산이 아닌가봐! 아까 그 산이 맞나 봐!”라고 말하는 관리자나 팀장을 누가 신뢰할 수 있을까? 모 기업의 경우 서버 마이그레이션 작업을 하면서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마이그레이션이 실패로 돌아가고 다시 날을 잡아서 마이그레이션을 하기도 했다.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못 세우는 것은 일의 효율, 비용 등 수많은 면에서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귀찮다고 목표 없이, 계획 없이 살아왔다면, 이제라도 목표와 계획을 한번 세워 보는 것이 어떨까?
필자는 국내 기업에서 5년간 일을 했다. 본래 취직할 생각 없이 학문을 하며 살겠다는 마음이었고 일종의 유교 사상에 젖어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취직이 됐다. 큰 기대없이 한달만이라도 다녀보자는 생각에 회사를 다녔다. 그런데 한달만이라고 생각했던 직장에서 3개월, 6개월을 보내면서 이젠 책임감 때문에 회사를 그만 둘 수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5년이 됐다. 이후 회사를 옮겨야겠다고 결심을 했고 MS로 이직했다.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MS는 미국계 회사다. MS는 국내 기업과 문화가 완전히 달랐다. 국내 기업에 입사했을 때는 전화는 이렇게 받아야 한다라고 전화받는 방법부터 교육받았다. 인사하는 방법, 고객만족을 위한 방법 등을 배웠다.
MS에서는 기술지원 부서였는데 기술 문제에 대해서 답변하는 역할이었다. 어떤 문제 때문에 안된다고 하면 그에 대한 대답을 해주었는데, 유닉스와 비교해 질문을 받으면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있었다. 당연히 답변도 감정적이 됐다. 그런데 MS에서는 전화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 없었다. 그래서 ‘역시! 외국회사는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런 것으로 시시콜콜 간섭하지 않는구나’ 좋아했는데 며칠 뒤 성적표가 주욱 나왔다. 고객들의 설문 조사 결과, 매우 만족 몇 %, 만족 몇 %, 불만 몇 %, 매우 불만 몇 % …… 그걸 받았을 때의 당혹스러움이란!
MS는 매년 7월에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때문에 6월 말이면 앞으로 1년간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잘해서 어떻게 하겠다, 컴퓨터 실력을 쌓아서 기술 지원을 잘하겠다 등의 내용을 제출했더니 이사님이 호출을 했다.
“너 장난하니?”
“제가 감히 어떻게 이사님께 장난을 치겠습니까?”
“이게 뭐냐? 다시 써와”
“어떻게 다시 써야 하는데요?”
“내가 일일이 가르쳐 줘야 해?(짤리기 싫음 다시 써와)”
그 와중에 오고간 이야기는 이렇다.
“내가 네 꽁무니 쫓아 다니면서 영어 공부를 하는지, 컴퓨터 공부를 하는지 감시해야 하니? 다시 써와!”
“그럼 어떻게 써야 하죠?”
“그걸 내가 알려줘야 하나? 다시 써와!”
그래서 다른 직원들에게 물어 물어서 작성법을 배웠다. 그 작성법이란 것이 ‘지금 토익 점수가 몇점인데 6개월 후에 토익 몇점까지 올리겠다’, ‘지금 MCSE가 아닌데 언제까지 MCSE를 취득하겠다’ 식으로 작성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작성하지 않으면 아예 받아주지를 않았다. 당시 필자가 배운 목표 설정 방법론이 바로 SMART(Specific, Measurable, Agreed, Realistic, Time-limited)다.
◆ Specific
구체적이어야 한다. 공부를 하겠다(X) -> 구체적으로 **** 책을 공부하겠다(O)
목표에 따라 하나의 구체적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것을 서술한다.
◆ Measurable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어느 정도 진전됐는지 평가할 수 있다.
잘 하겠다(X) -> 90점을 받겠다(0)
◆ Agreed(또는 Achievable)
도달할 수 있는 혹은, 서로 협의가 된 목표여야 한다. 어느 한쪽에서만 유리한 목표가 아닌 양자가 협의 가능한 목표여야 한다. 이것은 연봉 협상이나 팀의 목표 설정에서 서로 합의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한 쪽에서는 99%를 목표로 설정하고 싶어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70%를 목표로 설정하고 싶어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도달할 수 없다면 혹은 협의될 수 없다면, 이를 통해서 내 목표 달성에 방해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도 있다.
◆ Realistic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
태양을 가 보겠다. (X) TOEIC 현재 300점인데, 800점을 받겠다. (0)
◆ Time-Limited
시간을 정해 두어야 한다. 평생 목표만 나열해서는 안 된다. 언제까지가 붙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장기 목표는 따로 세운다. 5년 후,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 ……
계획을 위한 사전 준비 ‘평가’
주위에서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은 그마나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평가를 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경험상 그 숫자는 훨씬 적다. 마치 백업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종종 있지만, 복원을 할 줄 아는 사람은 그 숫자의 20%도 안되는 것과 비슷하다. 하루, 한달, 일년의 계획을 세웠다면 이를 평가해 봐야 한다.
필자는 새로운 일을 계획할 때 그 막연함에 시작하지 못할 때가 가끔 있다. 생전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 계획과 제안을 내라고 하면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 해본 결과나 평가서가 있다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리고 평가의 중요함을 새삼 되새긴다. 바쁘게 살다 보면 평가 업무는 뒤로 쳐지기 마련이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평가서가 필수 조건일 때 평가를 하곤 하지만 이때도 자신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고객을 위한 평가 자료이다.
계획을 세울 때 현실적이거나 구체성이 있으려면 평가를 해야 한다. 그 평가를 바탕으로 지난번 계획은 현실성이 부족했다거나, 너무 과도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나 되새긴다. 계획을 한번이라도 세워보면, 평가의 중요성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해보지 않았던 막연한 일에 대해 평가자료가 있다면 이를 근거로 더 현실성 있는(realistic), 성취 가능한(achievable)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목표 완수 시한(time-limited)을 설정할 때도 모호함이 없다. 평가가 중요한 가장 본질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올해의 계획을 세우기 전에 잠시 시간을 내어서 작년 한해를 평가해 보자. 과연 나는 작년에 무슨 목표를 가지고 살았는가? 나는 작년에 무엇을 했던가? 왜 했던가? 너무 철학적일 필요는 없다. 간단하게라도 적어보면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내년에 다시 올해의 계획을 평가해 본다면 그 다음해 계획은 더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멋진 계획이 나올 것이다(물론 한 해의 단위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상황에 맞는 프로젝트 기간이 될 수도 있다)
실제 평가를 할 때도 거창하게 시작할 이유가 없다. 그냥 작은 것에서부터 습관을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권하고 싶은 방법은 아침에(아침형 인간이 아니라면 밤에) 어제 하루 무엇을 했는지 평가해 보라는 것이다. 자기 전에 평가하고 다음날 아침에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 좋겠지만 필자는 게으르고 바빠서 그렇게 할 여유가 없었다. 필자의 계획 방법을 소개하면, 먼저 시간 계획을 세우기 전에는 그 주간에 할 일을 미리 적어둔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책쓰기
– 잡지 번역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원고 넘기기
– 세미나 계획 세우기
–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수업 듣기
– 저녁 약속 – ***
– *** 이야기 듣고 조언해 주기
– 블로그 가지고 놀기
그리고 이 가운데 먼저 할 일에 <표 1>과 같이 우선 순위를 부여한다.
일의 우선 순위를 이 표에 따라 나누면 1, 2, 3, 4 중 한 곳에 분류가 될 것이고, 이를 따라 2번 영역의 일을 가장 먼저, 그리고 1, 4, 3의 순서로 처리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우선 순위에 따라 오늘 할 일을 먼저 결정해 보자. 그리고 이것을 시간표에 반영한다. 시간이 없다고 밀리면 그건 우선 순위에서도 밀리는 것이다.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꼭 구별하도록 한다. 필자의 경우 이 일은 아웃룩의 ‘작업’ 기능을 통해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림 1>과 같은 시간표를 만든다.
실제로 필자는 <그림 1>과 같은 엑셀 시트를 사용해 왔다. 지금은 아웃룩의 ‘일정’을 사용한다. 여력이 있다면 프랭클린 플래너 등의 도구를 사용해도 좋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일 뿐이다. 수많은 다양한 방법이 존재할 것이고 변형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독자들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날의 계획은 다음과 같이 30분 단위로 작성한다. <그림 1>의 비어 있는 부분은 그냥 쉬는 시간이거나 자투리 시간이다.
물론 이런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면 더 좋겠지만, 이런 계획에서 꼭 필요한 것은 현실성이다. 흔히 계획을 세우면 무리하게 욕심을 내 이루지 못할 계획을 잡곤 한다. 그래서 쉬고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 필자는 아예 하루를 통으로 잡아 쉼을 얻는 시간을 사용하기도 한다. 아무튼 삶의 목적과 연간 목표에 부합하는 시간 계획을 잡는다.
연간 목표에 필자는 전체 365x24x0.1만큼의 시간을 배우는데 투자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주는 BI 관련 수업을 듣고 글을 쓰기로 했으며, 영어를 늘리고, SQL을 공부할 목적으로 돈 안되지만 번역을 하고 있으며…….
<그림 1>에는 필자가 다음날 아침에 내린 평가도 들어 있다. 같은 색깔은 계획의 같은 일에 대한 것이다. 경우에 따라 어떤 일은 계획보다 오래 걸렸고 어떤 일은 오히려 적게 걸렸다. 주로 처음 하는 일들은 시간을 잡기가 쉽지 않다. 이런 기초 자료/경험이 없으니 추측으로 시간을 예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번 반복하고 나면 자료가 쌓이고 예상하기도 쉬워진다. 회색 부분은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 생긴 것이다.
평가한 것에 대해서 특별히 메모해 둘 것이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메모를 해 둔다. 과거에 필자는 노트에 직접 메모를 했었는데 요즘은 파일로 저장한다. 이렇게 해두면 필요할 때 검색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디스크를 한번 날리면 평생의 기록이 모두 사라진다. 그래서 필자의 시간표에는 ‘백업’이라는 중요도 조금 높은 작업이 존재한다). 다음번 계획을 세울 때 과거의 평가 자료가 필요하다면 그때마다 검색(엔진)을 사용하여 검색한다.
예를 들어 필자는 오래 전(고스트, 자동설치 등의 방법이 나오기 전이었다) 노트북의 운영체제를 다시 설치한다고 데이터를 제외한 나머지를 전부 지우고 다시 설치한 적이 있다. 시간 계획으로 1시간 반을 잡았다. 설치를 다시 하다 보니 “비디오 드라이버가 뭐였지?”, “랜카드는 IRQ가 몇번이었지?” 등의 질문들을 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내 문서’를 비롯한 ‘Documents & Settings’의 하위 폴더를 백업하지 않아서 뉴스 그룹과 아웃룩 익스프레스에서 사용하던 자료까지 깨끗이 날렸다. 이전에 설치했던 소프트웨어를 다시 설치하다가 시리얼 번호를 몰라서 헤매기도 했다. 결국 제대로 모두 설치를 마치는데 8시간이나 걸렸다. 그날 필자는 이런 평가를 내렸다.
노트북 셋업 절차
– 1998년 1월 11일 이 절차 없이 막가파로 하다가 총 8시간 걸렸다.
– 1999년 1월 11일 이 절차대로 수행하여 2시간 걸렸다
1. Documents & Settings 백업
2. ‘내 컴퓨터’ 등록정보의 하드웨어 정보 백업
3.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중 일련번호가 필요한 것 확보
4. ……
거창하게 그럴싸한 것을 원한다면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자. 다양한 계획/ 평가의 방법들이 존재한다. SWOT 분석이 유명한데 기업 사례 외에 개인에게 적용된 사례도 있으니 참고하자. 프로젝트와 제안을 한다면 기업 사례를 참고하면 될 것이다.
일을 위해? 삶을 위해!
삶을 알차게 살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일을 잘 하기 위해서도, 계획을 세우는 것은 꼭 필요하다. 한번쯤 인생에 쉼표를 가지고 생각해 보자.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나는 무슨 비전을 가지고 있나?
그리고 그 목표와 비전에 맞게 한해 계획을 세워보자. 이번 프로젝트, 이번 일에 관련된 계획을 세우고, 기간이 끝나면 업무에 대한 평가해 보자. 나는 과연 내 비전과 목표에 맞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내 계획은 현실성 있게 세워졌는가? 나는 일을 제대로 했는가? 이런 과정을 통해 일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여 보자.
목표를 세우고 평가를 할 때는 내 주관적인 것으로 무언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판단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고객(또는 회사, 상사, 팀원)과 이런 객관적 판단 기준을 마련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서로 간 얼굴을 붉히게 될 수도 있다. 기분에 따라 빨라지고 느리다는 기준이 틀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이 정도면 충분히 빠르다고 생각하는데도 상대방은 이것도 느리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해서만 S.M.A.R.T 한 목표를 세울 뿐 아니라 자신이 관리하는 팀원들의 목표 역시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 글을 그만 읽고, 직접 계획을 세워 보자. 이런 글 아무리 읽어도 안 하면 그만이다. 아직까지 올해 목표를 못 세웠다면 지금이 좋은 시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