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살의 아빠가 해줄수 있는 것-box theater

자본주의 세상에서 상대적인 비교과 박탈감은 숙명이다. 내 나이 정도가 되면 나보다 훨씬 더 성취를 이룬 사람, 지위나 경제력에서 일가른 이룬 이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우울함이 가끔씩 지나간다. 물론 아내와 열심히 맞벌이하면서 20여년 직장생활을 운좋게 월급이 끊어지지 않게 했고 드디어 2024년 1월에는 청약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었지만 골프나 기타 이 나이때의 직장인들이 흔히들 하는 취미나 네트워킹은 거의 없는 소박한 일상을 채워가고 있다. 주위에서는 골프도 치라.. 등등 이 나이 또래의 흔한 일상으로의 초대를 하지만 집-직장의 테두리에서는 거의 벗어나지 않는 직장인의 모습을 과연 나라를 구한다는 중학교 딸아이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아빠. 선생님이 학기말 기념선물로 이런걸 줬어. 근데 아마 반에서 이걸 완성하는 친구 는 다섯손가락 안에 들껄. 아이들은 별로 관심이 없더라고.. 그리고 내가봐도 난이도가 너무 높아. 아빠가 당근 도와줄꺼지?? “

이제 노안이 서서히 스며들면서 RG 건프라의 부품도 잘 안보이는데.. 이것보다도 더 쪼그마한 미니모형(그것도 품질을 알수 없는 마데차의 제품이라.) 잘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답변을 했으나 이내 도끼눈을 뜨고 “아빠 이것밖에 안되는거야? 실망이야. 췟..”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box theater dollhouse로 검색하면 해당 모델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하영이가 가져온 모델도 동일하게 있구나.

일단 시작하기 전 대략 살펴보니 내가 주로 사용하는 건프라 조립시 필수적인 공구가 필요하다. 니퍼, 소형집게를 모두 공구함에서 꺼내와 하영이와 나는 작업을 시작한다. 역시 초소형 부품이랑 난이도가 높은 부분은 내가 담당했지만 대부분의 작업은 딸아이가 하나씩 모듈(??)을 수작업으로 자르고 굽히고 접착제를 발라서 완성해 나간다.

“마지막 전등 LED는 꼭 하고 싶은데.. 이건 잘 모르겠어. 아빠가 당연히 해줄꺼지??” 근데 설명서를 보니 아뿔사, 처음뼈대를 만드는 단계에서 LED를 넣었어야 하는데. 나도 마지막 LED 스위치만 하면 되는줄 알고.. 최대의 위기가 발생. 만약 성공하지 못한다면 보나마나 “아빠는 못생겼어” 라고 구박멘트를 달고 사는 딸아이의 갈굼을 피해갈수 없으므로 최대한 완성한 파트를 하나씩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LED 삽입을 완성. 결국 모두 완성을 했다.

​”역시 건프라의 아빠답게 도와줘서 고마워. 역시 최고야. 짝짝. 그래도 아빠는 못 생겼어. 메롱..” 이렇게 아빠의 건프라, 레고 옆에 딸아이의 미니모델이 한자리를 차지한다. 2022년 12월을 즐거운 부녀의 추억으로 만들게 한 과천중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께 다시한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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