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프라모델을 즐겨했었다.(머 또래의 남자아이들이 그러했듯히) 특히 매뉴얼 대로 하나하나씩 따라 가면 틀림없이 원하는 모형이 나오는 것에 대한 무엇인가 만들어 낸다는 것에 대한 설렘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꼬꼬무는 생각
언제부턴가 내가 요리라고 부르기는 뭣하지만 아무튼 음식만드는 것에 꽤 흥미가 있는 것 알게 된다. (일단은 나 이외에 같이 음식을 시식하고 맛있다라는 평가를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서 생긴 변화인듯 하다. ) 위의 프라모델을 만들듯 음식을 만들때는 기본적으로 요리책을 옆에 끼고 컴퓨터의 인터넷 조리법을 펼쳐놓고 시작한다. 몇숟갈의 용법대로 음식을 만들고 순서대로 재료을 가공(??)해서 만든다. 하지만 한번도 똑같은 맛이 나온적은 없었다. 왜 정해진 용법대로 충실히 지켰는데 맛이 안나는거야??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 매뉴얼이, 요리책이 잘못된건가?? 이상해 이상해..)
몇가지의 음식을 만들어보면서 그제서야 사람들이 말하는 손맛이라는 것에 대한 어머니의 맛이라는 것이 어떤건지를 어렴풋히 이해하게 된다. 음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수많은 변이속에서 나타나는 결과인지. 당연히 요즘의 산업화된 음식문화에서는 이 변이를 어떻게 줄이고 없애 표준적인 평균적인 맛을 내야 하는지가 관건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TV에서 김장맛이 손맛이라는 것에 대한 어느정도의 과학적 분석에 가까운 프로그램을 본기억이 있다. 사람손마다의 독특한 균에 따라 김치의 맛이 반응한다는 것… 나는 이런 과학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손맛이라는 말에 담긴 뜻에서도 볼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본인의 감성적인 부분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작용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약 사람의 기운이라는 것을 시각화 할수 있다면 이 음식마다 이 기운을 볼수 있지 않을까라는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식당에서 먹는 국에는 탁하고 어두은 색깔의 연기에 담겨 있을 것이고 집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만들어주는 음식에는 맑고 투명한 파란색 기운에 담긴 음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ㅎㅎㅎ.
잠시나마 꼬꼬무는 생각을 펼쳐 봤으되.. 솔직히 음식아니 요리에 있어서는 손맛뿐만아니라 맛에 대한 감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결국 맛의 미묘한 변이를 느끼지 못하고 아무거나 잘 먹는 사람이 나같은 사람이 만드는 음식의 절대적인 수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T.T 털석. 나의 이런 좌절을 한방에 해소시켜주는 이가 있으니 바로… 이 한마디가 되겠다.. “아니 요리해서 프랑스 요리사가 되어서 호텔에 취직하려구??”
그렇다 .. 내가 만드는 음식을 돈을 받고 불특정 다수에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적인 맛. 수치가 중요한것이 아니다. 내 음식을 먹고 맛있어 하는 특정 아무개에게만 인정을 받으면 되는텨.. 그래서 희망을 가지기로 했다.
자 일천한 나의 음식만들기의 시간속에서 얻은 결론은 두가지이다.
첫째, 만드는사람의 감성. 즉 정성이다. 사람이 먹는 음식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재료이자 기본.
둘째, 요리는 시간이요, 반복이요, 교육이다. 특히 반복학습은 나같은 맛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는 이들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덕목.
순두부찌개의 업그레이드 완성
어제 드디여 5번정도의 반복학습끝에 순두부찌개의 맛이 어느정도 업그레이드 되었음을 확인했다. 예전에 정리해둔 레시피를 조금더 수정보완 한것이다. 다음번의 요리에서 참고할수있도록 나만의 순부두 찌개 비법을 노트한다.
1.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있는 삼겹살이 좋다.
2. 맛소금, 후추간,생강약간 넣고 고춧가루 담뿍담아 다진 삼겹살과 잘 재워둔다.
3. 바지락 한봉지 다 쓰면 좀 느끼하더라. 반봉지만 쓸것.
4. 새우젓은 방황하지 않도록 곱게 으개서 멸치액젓과 함께 주요 밑간으로 사용.
5. 모든 밑간(야간짜게 할것)과 재료가 잘 익었으면 마지막으로 순부두를 통으로 잘 꺼내서 집어넣고 계란 톡으로 멋찐 마무리.
아아 그리고 역쉬 찌개에는 뚝배기가 있어야 해.. 뚝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