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복

결혼 EP06-한복 계약

일주일을 고민해야 했다.

재개발지역의 허름하고 을씨년 스러운 분위기의 동네 한복집에서 부터
계약한 예식장에서 추천한 한복집.
웨딩 포털사이트의 단골 추천 집.
그리고 오늘계약한 최고레벨의 지름신이 버티고 있던 한복집까지..

지난주 화요일 여기를 방문하면서 나름의 각오는 한 터였지만 한복 예산을 훌쩍 아주 높이 가뿐하게 넘어서는 예산앞에서 여친냥과 나는 고개를 숙일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배색인 녹의홍상을 입은 그녀의 모습을 본 후 난 예전부터 그려왔던 한복입은 여인의 모습이 바로 내앞에 나타나 있었다. 물론 요즘의 유행하는 화려한 수 또는 색동 , 핑크빛, 우유빛 색상도 있었지만 역시나 나에게는 그리고 그녀도 이곳에서 입어온 옷이 제일 맘에 들었다.

또한 무엇보다 내가 입을 배자와 그녀가 입을 반 두루마기가 서로 맘에 들었기 때문에 고민은 깊어 갈수 밖에 없었다. 이미 다른 한복집의 옷들은 비교대상에서 계속 탈락하는 과정이 반복되며 일주일이 흘러갔다. 결국 주말에 결혼 전체예산을 확인해보니 엄청 초과해버린 한복값에 다른 예산을 전체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작업을 거쳐야 했다.

이미 난 저번주 그날 마음을 굳힌 상태였으며 여친냥은 계속 갈등을 거듭하다가 단골 추천집으로 어느정도 마음이 기운상태. 주말에 장모님의 권유로 찾아간 동네 한복집을 다녀온 후 그녀는 완전히 마음을 전환시키게 된다. 나의 굳힌 마음에 동참하기로 일요일 전격 결정.. (결국 나는 열심히 철야작업을 하여 이 벌어진 예산의 간극을 메우리라 다짐했다.)

오늘 저녁 예약을 하고 다시 일주일 만에 한복집을 찾았다.
평일날의 매장 마감을 앞둔 19시의 풍경은 한가롭다. 여유있게 디자이너분과 얘기하며 차도 마시며 치수재고 계약서 싸인하고 한복을 받을 날을 정하였다. 한복도 한복이지만 난 지난주 디자이너 실장님과 얘기하면서 가장 신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특히나 한복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고객과 상담을 담당하는 디자이너간의 상호신뢰가 가장 중요한 구매 요건이 아닐까 한다. 이건 어느누가 추천한다고 해서 되는 일은 더더욱 아닐것이며 당사자만이 느끼고 알수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요인일것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준비를 하면서 예전부터 마음속에 조용히 다짐하던 3가지 목표중에서..
이제 두가지는 실현했다.

“신혼여행은 여유있고 자유스럽게..”
“한복은 이쁘고 맘에 드는 것으로..”
“여친냥은 꼭 이쁜 반지를.. “

이제 반지가 남았다. 그리고 예단..
겨우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랫바닥과 윗하늘을 오고가는 랠리같은 마음의 급격한 변화와 그에 못지않은 어마어마한 에너지의 소모.. 무엇보다 치열하고 솔직한 대화와 나눔으로 함께 하는 여친냥과의 바쁘고 힘들지만 즐거운 기억에 남을만한 번개불에 콩구워먹기 결혼준비가 되고있음을 느끼고 또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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