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부터 어류, 파충류,포유류를 거쳐 지구를 구성하는 최고 지위의 인간으로 연결되는 진화론은 아마도 중학교 생물시간에 당연한 사실로 받아 들인것 같다. 하지만 단계별로 빈틈없이 이어져야 할 진화의 흐름에는 설명할 수 없는 계통의 끊어짐. 그중에서도 원숭이에서 사람으로 진화했다라는 진화론자의 주장과 이 진화론의 허점을 지적하는 창조론을 보면서 어릴때의 생각으로도 하나님이 천지를 몽땅 한순간에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신화이상의 의미는 아니것이다라는 생각이 확고했던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나도 명쾌하게 설명하지 않는 진화론의 궁금증과 의혹은 계속 되어 갔다. 언제가는 과학자들이 진화의 부족했던 부분을 모두 명쾌하게 설명하리라. 인간이라는 현재 진화의 최종적인 산물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은 이후 나의 의식속에 의심없이 고정되어 있었다.
절대적 확신이라는 인간의 의식을 뒤엎는 것이 과학의 역사에서 일어난 모든 혁신의 공통점
이라고 프로이트는 얘기한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프로이트의 무의식, 다윈의 진화론을 이 예로써 작가는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다윈의 진화론은 아직까지 반쪽인 상태로 인간의 인식을 뒤엎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며 만물의 척도이다 라는 인식은 다윈의 진화론의 참된 의미를 왜곡하고 있음을 작가는 실랄(이라기 보다는 유머러스)하게 비판하고 있다. 진화란 진보이며 이는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결국 그리하여 생명계에서 진보의 최고점인 종점이라 할 수 있는 인간이 위치한다는 것은 바로 다윈의 진화론이 깨뜨리고자 했던 부분이다. (결국 다윈자신도 이부분을 의도적으로 넘어서지 않았다)
전체시스템속에서 변이의 확장과 축소. 비가역적인 우연의결과가 바로 진화이다.
이책의 핵심은 바로 이성적사고를 가지게 된 인간은 생물계의 FULL HOUSE속에서 일어난 지극히 우연의 산물이다. 라는 것이다.
이런 엄청난 서양의 과학과 인식체계를 한꺼번에 변화시킨 다윈은 그의 진화론 저서를 끝맺으며 자신이 발견하고 깨달은 진화에 대한 찬미대신 뉴턴법칙이 지배하는 단순한 회전운동과 이 속에서 벌어지는 생명의 다양성에 대해 찬미하고 있다. “정해진 중력의 법칙을 따라 이 행성이 끝없이 회전하는 동안, 아주 단순한 시작으로부터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경이로운 무한한 생물종들이 진화해 왔고, 진화하고 있고, 진화해 갈 것이다. 이러한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이 책이 말하고자는 생명계의 FULL HOUSE가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맞닿아 있음을 저자는 얘기한다. 나 또한 지금의 인식 체계를 가장 격렬하게 두드린 책이었으며 이 구절이 주는 아름다움과 장엄함에 빠져들었다. 지금까지 읽었던 그 어떤 책보다도 나의 인식세계를 변화시킨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