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춘과 오리공주 

방어적인 사람.
결국 고리타분. 현실안주로 이어지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런 사람은 자신안에 있는 자존심,이기심,허영심은 꽁꽁 숨겨둔체 평소에는 적절한 방어벽을 두른채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공대 기계과
술문화는 정말 과격하다. 나도 몇번 동참을 했었지만 남는건 내자신에 대한 모멸감 뿐이었다..
그후 어떤 술자리에서도 그 방어벽은 내려두지 않은채 알콜에 스며드는 여러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학교졸업 후엔 아주 손에 꼽을 만큼 술에 나를 맡겨 본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에도 마음의 방어벽은 공고했으며 꼿꼿히 걸어 집에 들어갔었다.

오리냥과 술자리는 같이 지내온 시간에 비하면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내가 피하고 있었는게 아닌가 한다.
마음놓고 술을 마신다는건 결국 그사람과 다이대다이로 마신다는것.
나도 풀고 너도 풀고 맘놓고 마셔봅시다.. 이게 두려웠던것이다.

나의 알량한 자존심,이기심, 허영심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게 정말 싫었기 때문이다.
술자리에서 난무하는 수많은 취중진담(?)과 또 이것으로 상처주고 상처받고 그속에서 난 항상 한발짝 물러나 있었으며 듣는걸로 대신했다.

하지만 오리냥과의 술자리는 항상 내자신이 무장해제되는 느낌이다.
아니 내가 스스로 다 내려놓고 그만큼 술을 마시고 싶었기 때문일것이다.
피싯 지금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주제로 난상토론으로 가다가
삐진 나는 또 너두 당해봐랏.. counter attack…
결국 내가 웃으며 바라보던 취중진담의 당사자가 되어 상대방에 가시를 돋치고 있던 것이다.
보이고 싶지 않았던 내가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면서
내가 스스로 삐진것이다. 삐짐모드의 가시…

아침에 출근하면서 학교시절 공대의 그 과격함과 언어폭력속의 술자리 다음날에 느꼈던
감정이 새삼스래 떠오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더 나자신에 대한 모습을 더 선명하게 바라볼수 있다. 내가 감추고 싶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모습을 신기하게도 오리냥은 집어내어 꼭꼭 찔러준다. 아프기도 하고 삐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행복하닷말이야..
(아 근데 평생가도 말싸움으로 오리냥을 이기기는 글렀다.. 남자의 한계인가. 나자신의 한계인가? )

모자란 온달왕자를 교육하는 오리공주의 고통도 분명 따르겠지만 ……

근데 온달왕자는 바로바로 반성한닷. 휘발성메모리로 가끔 날라가기도 하지만.. 이러한 감정들과 기억은 인생의 나이테에 켜켜히 쌓여가면서 조금씩 더 성숙해질것이다.

다음번엔 산사춘 3-4박스 쌓아두고 마시고 싶다.
어느덧 산사춘 매냐가 되어버린…~~

## 그리고 보니 꽤 많이 쌓여간 내 블로그 중에 오리냥이 주인공인 첫번째 글일듯.. ..
이거 주인공한테 허락도 안받고 올린건데.. 주인공 개런티라도 줘야하나..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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