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상기된 동생의 목소리로 합격 소식이 휴대폰으로 건너온 순간 피씩웃으면서 얘기한다..
“고시합격도 아니면서 9급에 합격한게 머가 그리 좋으냐.. 핀잔을 주며 그래도 수고했다는 한마디를 건넨다.”
벌써 노량진에의 생활이 1년이 넘는 동생이다. 특유의 넉살과 웃음으로 다행이도 잘 적응하여 생활해왔다. 그쪽동네의 치열함과 우울함. (정말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닭장안의 닭처럼 완벽히 사육되는 그런 처절함과 비장함이 느껴진다)의 힘든 생활을 이겨내고 이제 한고비를 넘긴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전화를 끊고나서 이제 동생도 머지않아 남자로서의 진정한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할 시기가 되었음을 느낀다. 진정한 외로움과 홀로던져지는 그런 기분. 하지만 동생은 1년여의 혹독한 노량진의 시간이 앞으로 수없이 닥칠 어려움과 결정의 순간에 버팀목이 되는 자양분이 될것이다…
그리고 이제서야 부모님을 온전히 바라보게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결국 동생의 지금의 위치는 부모님의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 시간을 돌려드려야할 순간이기도 하다. 자신과 또 평생 함께 갈 반려자와 그리고 부보님…. 평범함 남들 만큼이라도 여유와 웃음을 드릴수 있어야 할텐데.. 그건 동생과 나의 몫이다. 그동안 우리 식구들은 너무 바쁘게 성실하게 시간을 쌓아왔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제 조그마한 여유과 함께 할수 있는 그런 시간을 만들어 가야 할텐데.. 그래 사실 이것이 지금 나를 우울하게 하는 점인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세상에 둘밖에 없는 우리 형제는 용감했고 앞으로 열심히 앞으로 나아갈것이다.
시골산골에서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꼬마용 지게를 지고 혼자 산골을 탐험하고 다니던 동생은 이제 당당한 남자로써 아버지에게 달려갈것이다. 이제 조금은 여유를 가지세요 라는 큰아들의 목소리와 함게…. 그리고 웃음짓고 계신 두아들을 건강하고 용감하게 키워내신 어머님에게 큰절을 드리겠노라……
오늘의 기쁨과 동생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으로 오늘의 우울함을 덮어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