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대학로의 행사(아버님의 이종사촌 여동생이 며느리를 맏이하신 결혼식에 부모님의 대리참석)를 마치고 성균관의 명륜당(내년에 결혼 예비후보지) 도 둘러보았습니다.
대학로를 걸어가다보니 반가운(??) 헌혈아줌마를 만났더랍니다. “어. 아주머니 대학로에도 헌혈의 집이 있었군요. 방가방가.. 아주머님도 반갑게 맞이하시며 5층 건물로 저를 안내해주셨습니다. 씩씩하게 들어갔더니.. 첨에 간호사님들께서 누구 간호사를 아는사람이 찾아 온줄 알았답니다.. –.
“이야 여기 전망이 참 좋네요.” 저의 주력 혈액원은 신촌이라서 대학로 혈액원은 첨이라고 했더니 신촌에 직장인들을 위해서 오후 8시까지 하는 분원이 또 생겼다고 하더군요. 역쉬 좋은 정보입니다. 마침 사람들이 없는 한가한 시간대라 진찰후 바로 헌혈을 할 수 있었습니다. 혈소판 헌혈은 1시간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에는 많이 기달려야 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저의 헌혈이력을 언듯보니 벌써 25번이나 되었더군요. 머 일년에 5번 정도로 해왔었나 봅니다. 헌혈자 모임의 50번 100번 헌혈자들에 비하면야 내세울만한 횟수는 아니지만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한 혈소판 헌혈은 계속 할거 같네요. 오홋 혈소판 채집을 위한 혈액분리기가 신형인듯합니다. 아무래도 베타테스트(??)중인가 봅니다. 간호사도 이 기기에 많이 신경을 써주더군요. 기존의 기기보다 훨씬 심플해졌는데.. 종종 모니터를 보면서 주먹쥐고 펴는 시점을 스스로 조절해야하는 게 조금 풀편하기는 합니다. 아 물론 혈소판 채집 후 혈액을 다시 내 몸에 넣어줄때는 기기에서 나는 소리가 좀 틀려지긴 합니다. (기존의 기기는 기기에서 물리적인 느낌을 주거든요. 아 이때는 주먹펴고쥐면서 압박을 가하라는 시점). 판자집과 성당이 묘한 대조를 보이는 혜화동의 산동네의 풍경이 5층 아래의 대학로와 묘한 대조를 이루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확실히 안방같은 신촌의 헌혈의 집 보다는 좀 어색합니다. 아무래도 처음 방문한 곳이니까요. 아 그래도 간호사님들의 친철함은 여기서도 쭈욱 계속 됩니다. ㅎㅎㅎ 대학로의 헌혈의 집을 방문하면서 이제 다른 서울지역의 헌혈의 집도 한번씩 둘러보고 싶네요.
요즘에 적십자사가 많이 뭇매를 맞았지요. 제 주위에서도 저런 곳에 왜 자신의 귀한 피를 거의 공짜로 퍼주면서 배를 불리게 하느냐 하는 얘기를 종종 들어옵니다. 헌혈에 호의적이었던 분들도 우리나라 혈액행정에 대한 불신감으로 등을 돌리는 경우를 많이 봤구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자신이 생각해도 헌혈이 신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라는 의견에 동조하지는 않습니다. (의사들이 괜히 헌혈을 안하겠습니까?) 사실 1시간여의 혈소판 헌혈을 하면서 체외로 피를 뽑아내고 혈소판만 분리한 후 다시 나의 몸속으로 피가 들어올때의 느낌은.. 익숙치 않은 분들에게는 과히 유쾌한 느낌은 아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례로 제 여친냥도 혈소판헌혈을 한번 했었는데 그뒤로 저는 절대로 헌혈을 말립니다. 반나절 정도 자신의 몸의 느낌이 이상하다고 하더군요. ) 하지만 전 음주, 과식, 가공식품 이런것들로 인해 침식당하는 건강과 비교해서 과히 헌혈로 인한 몸의 이상이 얼마나 더 큰지는 잘모르겠네요.
헌혈이 끝난후 누런색의 제 피에서 분리된 혈소판을 보면서 TV에서 무수히 봐오고 또 그보더 훨씬 많은 이 혈소판 제제가 너무나도 필요한 환우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지극히 일상적인 저의 삶에서 이정도는 충분히 조건없이 남들에게 무언가를 아주 손쉽게 건네 줄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죠.
요즘 헌혈의 집의 풍경은 괘적한 실내, 맘껏 먹을수 있는 음료수와 과자(??), 유비쿼터스에 진입하고 있는 전산화된 시스템(바코드 찍어서 결과 보여주고 온라인으로 바로 정보를 전송하는 모습이 멋찌더군요)이 함께 있습니다..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좀더 내가 조건없이 나누는 이러한 혈액들이 투명하게 흘러가고 또 사용출처를 개개인에게 통보해주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일반인들에게 더욱 더 불신을 받고 있는 헌혈체계에 대한 신뢰회복이 우선이겠지요.
오리냥의 한마디 ” Good..”
상품권 5000원이 Good인지. 저의 투철한 봉사정신에 Good을 한건지는.. ^^
(머 사실 솔직히 상품권 5000원에 눈이 멀었다 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을 까발리기엔…–.. 머 고백해버렸군요.)
이상 저의 혈소판 헌혈에 대한 고해성사였습니다.T.T